[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오는 9일 평창 동계올림픽 북측 고위급 대표단으로 방남한다.

김여정(좌)과 이방카(우) (사진=뉴시스)
김여정(좌)과 이방카(우) (사진=뉴시스)

7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고위급대표단에 김여정 부부장 외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장, 리선권 조국통일평화위원회 위원장이 방남한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북측은 리택건, 김성혜 등 16명의 보장성원(지원요원)과 기자 3명을 함께 파견할 계획이다.

북한의 김씨 일가를 뜻하는 ‘백두혈통’ 일원이 방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여정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재일교포 출신 무용수였던 고용희씨 사이에서 태어난 딸로 김정은의 친 여동생이다.

북한의 이번 고위급 대표단은 북한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단장으로 김여정·최휘·리선권 등으로 구성돼 엄청난 정치적 상징성을 띤다. 통일부는 “북한의 이번 고위급대표단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한 방문이라는 취지에 부합되게 노동당, 정부, 체육계 관련 인사로 의미있게 구성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여정은 지난 2014년 열린 제13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소에서 오빠인 김정은을 수행하며 처음 공식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후 북한 매체 등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으로 소개되며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해왔다.

2016년에는 당 중앙위원회 제7기 1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원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 10월 북한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후보위원에 진입했다. 이어 선전선동부 부부장에서 제1부부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정치적 위상이 높다는 평가다.

특히 김여정은 남북관계와 핵정책에 대한 김정은의 메시지를 들고 올 가능성도 있어 보여 주목된다.

한편, 미국 대표단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김여정과 이방카의 만남이 성사될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백악관은 6일(현지시간) AP 통신과 BBC 방송 등 현지언론에 “이방카가 평창 올림픽 폐막식에서 미국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카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다가오는 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이라는 글을 올려 평창 방문을 시사한 바 있다.

그러나 김여정은 오는 9~11일 남측에 방문하고 이방카의 방문은 25일에 예정된 폐막식이어서 이들이 실제로 만나게 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김여정이 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다시 방남할 경우 북·미 최고 지도자의 가족이 올림픽을 통해 만난다는 ‘평화’ 메시지가 극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문재인 대통령이 구상한 ‘평창 올림픽을 통한 북미대화 전개’라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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