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비롯, 사회 전반 ‘미투운동’ 여파 성추문 고발 확산중

배우 조민기의 성추문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문화예술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성추무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사진=뉴시스)
배우 조민기의 성추문 의혹이 확산하는 가운데 최근 문화예술계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성추문에 휩싸인 배우 조민기, 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사진=뉴시스)

 

[뉴스포스트=강은지 기자] 배우 조민기(53)의 성추문 의혹이 급속도로 확산하며 가열되고 있다. 특히 조 씨는 익명의 피해고발자에 의해 그가 교수로 재직한 학교에서 일종의 왕 노릇을 한 것으로 전해지며 비난에 직면한 상태다.

조씨에 앞서 연극계 대부로 불리는 이윤택 연출가의 성 추문에 문단 내 고은 시인까지 지금 문화예술계는 이른바 ME TOO(미투운동, 성 피해 고발운동)을 계기로 성추문으로 몸살중이다.

21일 문화예술계 및 복수 언론에 따르면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일반인들에게 친숙한 중견배우 조민기씨가 그가 한때 적을 둔 모교 청주대에서 수년간 성추행 및 폭행에 가까운 일들이 있었다는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조 씨는 현재 자신의 성추문이 일파만파 확산하자 “명백한 루머”라며 의혹을 부인한 가운데, 자신의 SNS 계정은 물론 활동을 잠정 중단한 상태로 전해진다.

이날 경향신문 단독보도에 따르면 배우 조민기씨의 성폭력 의혹은 그가 교수로 일하던 청주대 연극학과 학생들의 제보로 수년간 성폭력을 의혹이 제기됐다.

다수의 피해자 증언을 다룬 신문은 제보한 이들이 2009~2013년 입학한 재학·졸업생들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이들은 조씨가 2010년 청주대에 부교수로 임용된 이후 그가 거주한 학교 인근 오피스텔 등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연극과 졸업생 ㄱ씨는 “조민기 교수가 오피스텔로 나와 친구를 부른 뒤 술을 먹이고 침대에 눕힌 다음 가슴을 만지고 강제추행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조민기 교수는 술에 취해 항상 여학생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피스텔로 5분(오피스텔로 5분 내로 오라는 뜻)’이라고 말했고, 전화를 안 받으면 계속 전화했다”고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증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연극과 졸업생 ㄴ씨는 “조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술을 마신 후 노래방에 갔다가 술에 취한 조 교수가 여학생들의 가슴을 터치하고 여학생 뒤에서 성행위를 연상케 하는 행동을 했다”고 당시의 충격적인 상황은 전했다. 신문 보도에서 복수의 제보자들은 조 씨가 교수라는 위계를 이용, 학교 안팎에서 성적인 모욕감을 주는 언행을 수년간 수시로 이어왔음을 전하고 있다.

조민기씨는 한때 공중파 방송에서 자신의 대학생 딸과 나란히 출연해 자상한 아버지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해 한 피해 여학생은 그 모습에 “기가 막혔다”는 반응도 보였다.

이후 피해자들은 지난해 11월 조씨의 성폭력 문제를 대학에 제기했으며 최근 각종 SNS에 이같은 사실이 퍼지며 조 씨의 성추문 의혹이 세상에 공개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청주대는 조씨의 사표를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힌 상태다. 그러나 일부 학교측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꺼려한 학교측이 강한 징계가 아니 자신사퇴 쪽으로 몰아가며 ‘쉬쉬’ 한 측면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조씨 소속사인 윌엔터테인먼트는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라며 교수직이 박탈된 것이 아니고 사직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조민기씨의 성추문에 앞서 이윤택 연극 연출가가 자신이 운영하는 극단을 중심으로 수많은 연극계 여성후배들에 대한 성 추문 의혹으로 사과 기자회견을 갖은 바 있다. 또 해마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고은 시인 역시 문단 내 여성작가 및 관련인들의 성피해 고발사례가 터져나오며 명예가 크게 실추되며 사회적 비난을 사고 있다. 고은 시인은 여론의 비난이 비등해지 자신이 거주하고 있던 수원 광교산 자락의 퇴거를 밝혔고, 단국대 석좌교수 자리도 자진 사퇴하는 등 간접적인 반성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문단 및 연극계를 비롯한 성추문 의혹으로 2018년 새해 초부터 문화예술계는 큰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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