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대웅 이끈 장수CEO...내부 조직개편 움직임에 연임 빨간불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다음 달 19일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사진)의 거취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12년 간 대웅제약의 사령탑이었던 만큼 퇴임설 역시 꾸준히 제기 돼 왔다. 그때마다 매번 연임에 성공하며 퇴임설을 불식시켰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대웅제약의 실권을 쥐고 있는 오너 2세 윤재승 회장이 젊은 피로 조직개편 움직임을 보이며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제약계 안팎으로 12년 재임 이력의 베테랑 이 부회장이 젊은피 수혈론에 불똥을 맞고 5연임에 실패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는 이유다.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대웅제약 홈페이지)
이종욱 대웅제약 대표이사 부회장 (사진=대웅제약 홈페이지)

21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로 다가온 국내 주요 제약사의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수장 교체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대웅제약 이종욱 부회장의 거취에 설왕설래 여러 추측들이 나오고 있다.

이종욱 부회장(1949년생)은 서울대 약학과 출신으로 지난 1984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30년 가까이 근무하다, 2006년 대웅제약 대표이사 사장으로 영입됐다. 이후 2015년 7월 부회장직에 올라 현재 윤재승 회장과 공동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네 번째 연임 중인 이 부회장은 재임 기간 동안 내수 활성화와 R&D 투자 및 파이프라인 확대, 인프라 구축 등에 주력하며 대웅제약의 글로벌 진출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는 이집트와 브라질 진출이 성사됐고,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있는 상태다. 

이 부회장의 재임 기간 동안 실적도 괜찮았다. 지난해 대웅제약은 매출 8901억원, 영업이익 478억원을 기록했다. 이 부회장이 취임 전인 2005년 매출(2804억원)과 비교해 약 31%(6097억원) 오른 수치다. 대웅제약은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꾸준한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이 회장의 퇴임설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는 지난 2014년 9월 말 회장 자리에 오른 윤재승 회장(1962년생) 때문이다. 대웅제약 오너 2세인 윤 회장은 파격적인 조직개편과 공격적인 M&A를 진행하는 등 예전 대웅제약에서는 볼 수 없었던 행보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윤 회장은 지난 7월 신임본부장 2명을 40대 초반 부장급 인사들로 교체하며 젊은 피 위주로 조직을 개편한 바 있다. 또 지난 2015년에는 한올바이오파마를 1046억원에 인수하는 등 투자 전략도 과감하게 바꿨다. 이같은 이유로 M&A 등에 적합한 전문경영인 영입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가 미국 진출을 앞두고 있는 점에서, 글로벌 역량을 갖춘 외부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이와 관련 대웅제약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인사팀에 확인해본 결과 회사 내부에서 결정된 것은 없다”며 “주총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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