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식 참석 펜스 강성외교vs이방카 소프트외교 대조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은 3박 4일 일정을 마무리하고 26일 오전 미국으로 돌아갔다.

(사진=청와대)
(사진=청와대)

이날 오전 이방카 보좌관은 인천공항 출국길에 “(한국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한다”며 “멋진 첫 (한국) 방문이었다. 신나고 훌륭했다. 다시 방문할 날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북미대화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방카 보좌관의 방한 행보는 일명 ‘매력외교’로 통한다.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했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싸늘한 행보와 달리 이방카 보좌관은 올림픽 친선을 위한 일정에 집중하며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등 우리 정부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앞서 펜스 부통령은 올림픽 사전 리셉션장에서 5분 만에 자리를 뜨거나 올림픽 개회식 남북팀이 공동입장할 때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등 강경한 태도로 일관해 미 언론들조차 ‘외교 결례’를 범했다고 비판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앞선 개막식 참석 때 대체로 강성의 모습을 보인 펜스 부통령의 강성외교와 비교해 이방카의 부드러운 외교가 두드러졌던 방한으로 평가된다. 

반면 방한 첫날인 23일 이방카 보좌관은 한국땅을 밟자마자 “굳건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러 오게 돼 매우 기대된다”며 활짝 웃었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의 만찬회동에서 ‘최대 압박’이라는 대북정책을 재확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서 그쳤고 이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방카 보좌관은 방한에 앞서 “미국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공언한 대로 올림픽 친선을 위한 일정에 집중했다. 24일에는 김정숙 여사와 함께 스노보드 경기를 관람했고 같은날 ‘USA’ 글자가 박힌 모자를 쓰고 봅슬레이 경기장을 방문, 자국 선수를 응원했다. 응원 도중 대표팀 선수 네이선 웨버의 딸에게 다정한 표정으로 인사하며 배지를 선물하거나 선수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기도 했다. 매스스타트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를 언급하며 축하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25일 올림픽 폐막식에서 이방카 보좌관이 문 대통령 부부와 함께 기립해 밝게 웃으며 박수를 친 것은 개막식 남북 공동입장에서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던 펜스 부통령과 명백한 대조를 이뤘다는 평가다. 다만 그는 폐회식 내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과 눈길도 주고받지 않았다.

김영철 부위원장은 이날 폐막식 행사 종료 10분 전 먼저 자리를 떠났지만 이방카 보좌관은 끝까지 남아 자리를 지켰다. 이후 이방카 보좌관은 폐막식 공연을 한 한류스타 아이돌 엑소(EXO)와 가수 씨엘을 만나게 해 달라고 요청해 별도 접견실에서 문 대통령 내외와 함께 이들과 인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이방카 보좌관은 “우리 애들이 당신들 팬이다. 이렇게 만나 믿어지지 않는다(incredible)”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과 만찬에서도 이방카 보좌관은 “내 아이들에게 K-POP을 보여줬더니 아이들이 매일 댄스파티를 벌이고 있다. 아이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 다음에 대통령 내외 앞에서 한국 노래를 부르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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