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5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수석으로 한 대북특사단이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1박2일 일정으로 방북한다.

상단 좌측부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3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사진=뉴시스)
상단 좌측부터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3차장, 윤건영 국정상황실장. (사진=뉴시스)

이날 오후 2시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방북하는 특사단은 정 실장을 비롯해 서훈 국가정보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 5명이다. 청와대·국정원·통일부 등 실무자 5명도 함께 방북해 총 10명으로 꾸려졌다.

특사단의 방북 제1과제는 북미대화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이 북한의 핵 포기 선언을 대화조건으로 내걸고 있는데 북미대화 첫발을 어떻게 뗄 것인지 북한 지도부의 구상을 확인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직접 만나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의중을 파악하고 미국과 대화 접점을 찾겠다는 것.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방남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에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전달하고 북미대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김 부위원장은 “미국과 대화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특히 ‘대미 창구’ 역할을 해 온 정 실장은 서 원장과 함께 방북 직후 미국을 찾을 예정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두 사라의 방미와 관련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물론 만나겠지만 아무래도 그 윗선을 만나야 되지 않겠느냐”며 “정 실장은 미국통이고 북·미 관계, 한·미 관계에 있어 대단히 핵심적 역할을 해온 분이다. 전체적으로 수석이냐 아니냐보다는 남북관계와 북미대화라는 투트랙을 잘 성사시킬 수 있는 두 분이 이번 대표단에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미국 외에도 중국·일본 등 주변국에도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대북 특별사절단이 미국을 다녀온 뒤에 적절한 방법으로 중국·일본 등에 이번 방북·방미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남북대화를 이어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수석대표인 정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에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 정착 염원을 담은 문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할 예정이다. 특사단은 지난달 협의한 남북 군사회담과 남북 교류 활성화 방안, 남북 정상회담 등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3일(현지시간) 트럼프 미 대통령은 싱턴DC 주재 중견언론인모임 ‘그리다이언 클럽’ 초청 연례만찬에서 “우리는 그들(북한)과 얘기하고 있다. 그들은 이틀 전에도 전화를 걸어왔다. 그들이 대화를 하고 싶다기에 ‘우리도 그렇다’고 했다”고 말해 북미 직접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로이터통신 등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이 농담성 발언인지 진의를 담은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진위여부를 떠나 톤(어조) 자체는 긍정적이었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도 “사실 확인에는 조금 어려움이 있는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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