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트위터 지명’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는 대표적인 ‘매파’로 강력한 대북정책을 강조한 인물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사진=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내정자. (사진=뉴시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새로운 국무장관이 될 것이다. 그는 굉장히 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폼페이오는) 굉장한 에너지와 지성을 소유하고 있다. 우린 항상 마음이 잘 맞고, 관계가 좋았다. 그것이 국무장관으로서 필요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지난해 최고조로 치닫던 북미 갈등 상황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레짐체인지(정권교체)’ 등을 거론하는 등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로 통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던 지난해 7월 폼페이오 국장은 워싱턴 DC에서 열린 국가 안보 포럼에 참석해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 개발 능력과 핵 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주민들은 좋은 사람들일 것이고, 북한 주민들 또한 그가(김정은 국무위원장)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정권교체를 언급했다.

지난해 7월에는 ‘김정은 참수 작전’을 시사하기도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김정은이 사망할 경우 북한은 어떻게 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김정은이 갑자기 사라지더라도 CIA의 역사를 고려할 때 나는 말하지 않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사고가 발생하면 우연한 일치라고 생각할 텐데”라고 말했다. 그동안 비밀작전으로 CIA가 이란·쿠바·콩고·베트남·칠레 등에서 정부 전복을 꿰한 바 있고 오사마 빈 라덴 암살 등에도 깊숙이 개입한 것 등을 암시한 발언이다.

다만 폼페이오 국장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북미 정상회담 등 변화된 한반도 정세에 강경 노선에서 ‘담판외교’로 선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미국 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쇼를 하고 있는게 아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적극 옹호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오히려 ‘매파’인 폼페이오 국장의 내정이 향후 북미회담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사건건 외교정책에서 부딪친 틸러슨 전 장관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큰 신임을 얻는 폼페이오 국장이 외교 전면에 나서는 것이 더 무난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기간에 불발됐던 북미 비밀회담은 우리나라 국정원과 미국 CIA의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북미대화 흐름을 만들어온 폼페이오 국장이 돌연 ‘협상’의 흐름을 엎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폼페이오 국장의 내정 소식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정책과 구상을 펼치려고 하는 인사일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북미대화를 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라고 말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틸러슨 장관 경질이 남북 정상회담이나 북미 정상회담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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