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5일 뇌물수수 등 혐의로 21시간에 걸쳐 검찰 피의자 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택으로 귀가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 때문인지 지지자들은 보이지 않았다.

검찰 조사 마치고 귀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검찰 조사 마치고 귀가하는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뉴시스)

이날 검찰의 고강도 조사를 마친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 혐의를 인정했나’, ‘다스는 누구 것이냐’는 등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대기하던 차량에 올라탔다. 이 전 대통령은 차에 오르기 직전 뒤돌아서 “다들 수고하셨습니다”고 한마디 던졌다.

이 전 대통령은 전날(14일) 검찰 조사에서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 등 차명재산 소유 의혹과 관련해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재산 의혹 관련한 조사만 7시간 30분정도 걸렸다.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서는 6시간 가까이 걸렸다.

검찰 조사는 이날 자정 가까이에 마쳤지만 이 전 대통령은 밤새 피의자 신문 조서를 면밀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의 귀갓길에도 그의 지지자들은 눈에 띄지 않아 박근혜 전 대통령과 대조를 이뤘다. 지난해 3월22일 21시간 검찰 조사를 마치고 귀가한 방 전 대통령의 귀가길에는 지지자들이 대거 몰려들어 태극기를 흔들었다. 자택 앞에도 ‘태극기 부대’가 출동, 박 전 대통령을 응원해 이를 목격한 박 전 대통령이 웃으며 목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달랐다. 이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검찰 소환 당일에도 눈에 띄지 않았다. 소환날 검찰청 앞에는 ‘친이계’인 자유한국당 소속 이재오 전 의원과 20여명의 소수 지지자들이 ‘정치보복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고 있었을 뿐이었다. 이들의 피켓에는 이 전 대통령의 이름도 쓰여 있지 않았다.

일명 ‘태극기 부대’는 박 전 대통령의 팬클럽인 ‘박사모’가 주도적으로 이끈 보수 집회다. 이날 박사모 자유게시판에는 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 박사모 회원은 “이명박은 구속이 당연”이라며 “친이명박계 의원들 탄핵에 동참만 안했어도 이런 일이 절대 없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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