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나영 기자] 영화 상영 전 피난안내 영상물 및 광고에 수화 및 자막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이성호)는 해당 영화관에 청각 장애인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피난안내 영상물의 광고 삭제와 적합한 내용의 수화 및 자막 제공을 권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앞서 청각 2급 장애인이 영화관에서 제공하는 피난안내 영상물에 수화가 제공되지 않고, 비상구와 출구 등 표시가 명확하지 않고, 피난과 상관없는 광고내용이 포함돼 청각장애인이 집중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상영시간이 너무 짧아 관련 내용을 인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진정을 장애인단체 활동가를 통해 인권위에 제기했다.
해당 영화관측은 현재의 피난안내 영상물이 청각장애인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으며, 수화를 삽입하면 관객의 시선이 분산되고 자막을 추가하면 정보가 과다해져 장애인과 비장애인 관객 모두 피난안내 정보를 정확하게 인식하기 어려우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수화나 필수 정보에 대한 추가 자막이 과다한 정보 제공이라 보기 어려우며, 오히려 수화와 자막, 이미지 등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 정보 제공이야말로 관객에게 피난안내 정보를 효과적으로 획득하게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피난안내 영상물 시청을 방해하는 크기의 광고 삽입이 영상물에 대한 이해를 어렵게 하고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을 저해한다고 봤다.
또한 영상물 제작비용이 관객의 생명과 안전이라는 목적과 기업의 영업규모를 감안하면 이행 불가능한 부담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인권위는 해당기업에 △피난안내 영상물에 광고 삭제 △청각장애인에게 적합한 수화 제공 △스크린, 비상구, 출구 등 필수 정보 표시 및 적절한 자막 내용과 속도 개선을 권고했다.
아울러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소방청에는 관련 법령 개정과 해당 기업의 개선조치에 대한 관리감독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