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알짜 자회사들을 내준 롯데제과가 실적을 압박하며 영업사원을 쥐어짜고 있다는 의혹이 나왔다. 사측이 무리하게 판매 실적을 강요해 영업사원이 결국 억대의 빚을 지면서까지 실적을 채웠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 일각에서는 지주사 전환으로 자본 규모가 30% 가량 축소되는 등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불안감이 가미돼 영업직군에 대한 압박이 심해진거 아니겠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사진=JTBC 뉴스룸 갈무리)
(사진=JTBC 뉴스룸 갈무리)

지난 21일 JTBC 뉴스룸은 ‘실적 압박에 억대 과자 빚만 남은 롯데제과 영업직원’의 내용을 보도했다.

JTBC 뉴스룸 보도에 따르면 롯데제과의 한 영업팀장은 메신저를 통해 ‘일계 하달’이라는 지시를 내린다. ‘일계 하달’이라는 하루 목표 매출을 채우라는 말로 그 액수는 많은 경우 1700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매출 목표를 채우기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선매입’을 잡던 일계 반드시 만듭시다”라는 지시도 내려졌다. 여기서 ‘선매입’이란 팔지도 않은 물건을 판 것처럼 매출 장부를 조작하는 것으로 사실상 편법행위를 사측이 강요한 셈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영업사원들은 실적을 맞추기 위해 50만원에서 많게는 200만원까지 개인카드로 과자를 구매한 것처럼 꾸미기도 했다.

또한 미리 잡아 놓은 매출을 채우지 못하면 영업사원이 갚아야 할 ‘빚’이 된다고 호소했다. 이렇게 회사에 갚게되는 돈이 적게는 5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 이 금액을 감당하지 못해 지점 영업사원들은 결국 대부업체까지 찾게 된다는 것이다.

뉴스룸과 인터뷰한 롯데제과 영업사원 A씨는 “목표 설정을 알맞게 해줘야 편법을 이용 안하는데 목표 자체가 몇 억이 잡혀있다”며 이런 일이 회사의 묵인 아래 이루어진다고도 주장했다.

한편 이번 ‘영업사원 실적 강요 논란’과 관련해 롯데제과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실적 강요는 없었다”며 “회사에서 실적 목표 달성 못한다고 불이익을 주는 바는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메시지를 통해 하루에 수차례 실적을 압박한 것에 대해서는 “실적 목표치는 현재 팀에서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는지 등 정보 공유차원에서 실시간 보고가 이루어지는 것이지 절대 압박이 아니다”라며 “압박을 느꼈다면 그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선매입’이라는 편법 행위에 대해서는 “선매입 제도는 점주가 주문을 할 당시 물건을 갖고 있지 않을 경우 우선 매입하고 점주에게 갖다주는 제도”라며 “회사 차원에서 장려를 하고 있진 않지만 그 자체를 편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롯데제과는 지주회사 전환 후 롯데칠성과 롯데푸드, 롯데쇼핑 등 관계회사에 대한 보유지분 약 1조3300억원어치와 해외 제과 계열사 약 5300억원 규모를 지주회사로 이관했다. 자본 규모가 분할 전의 30%로 축소되어 올해 이익 규모는 작년보다 20% 감소할 것이라는 NH투자증권의 전망도 나왔다.

여기에다가 양평동 본사 건물도 지주회사로 이관해 연간 90억원 수준의 임대 수익이 사라지는 등 당분간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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