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23일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국정농단 뇌물공여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수감돼 ‘옥중경영’을 펼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통과됐다. 앞서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 등에서 신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왔으나, 이날 주총에서는 별다른 이견 없이 통과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측은 신 회장의 혐의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 주주들이 경영 안정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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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지주‧롯데칠성음료‧롯데푸드 등 5개 계열사의 주총이 이날 진행됐다. 이번 주총에서 롯데 계열사 중 유통과 식품 대표격인 롯데쇼핑과 롯데제과는 해당 BU장을 이사직에 선임했고,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는 지주사 임원들이 요직에 올랐다.

양평동 롯데제과 본사에서는 지난해 10월 인적분할 뒤 롯데제과의 첫 정기주주총회가 진행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기가 만료된 사내이사 4명 가운데 신 회장 외에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이사와 김용수 롯데중앙연구소장이 재선임됐다. 아울러 롯데그룹 식품 사업부문(BU)장인 이재혁 부회장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대신에 신규 선임됐다.

민영기 롯데제과 대표이사는 "지난해 저성장 경제상황, 소비침체 등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을 겪었다"면서도 "성공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구축한 것과 함께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제품 출시로 제과시장의 선도적 입지를 강화한 한 해"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브랜드 강화를 통한 가치 재창조, 트렌드를 선도할 신제품 출시, 핵심역량을 활용한 신규사업 진출 등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롯데쇼핑도 이날 오전 롯데빅마켓 영드포점에서 제48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 회장과 이원준 유통BU 부문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이재원 전 법제처 처장, 최석영 전 세계무역기구(WTO) 서비스무역이사회 의장도 재선임했다.

또한 이날 주총에서 주당 5200원을 배당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롯데쇼핑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이원준 부회장은 "국내 유통 산업의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기 때문에 현재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이 변화해야 한다"며 "롯데백화점의 경우 디지털 전략을 강화하고 롯데마트는 신선품질혁신센터 오픈, 자체브랜드(PB) 상품 강화, 해외시장 공략 등으로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쇼핑과 롯데제과 외에도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나머지 계열사들 또한 정관 일부 개정, 사외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안건을 무난하게 통과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채경수 법무법인 율촌 고문을 사외이사로 재선임,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으며 이봉철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롯데푸드는 오성엽 롯데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하고 송찬엽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에 신규 선임했다.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지주 주총에 참석한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그룹의 질적 성장지속을 위해 계열회사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매출보다 이익 중심의 경영이 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지주는 지난해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 등 4개 회사의 분할합병을 통해 새로 출범된 법인이다. 앞서 지난 2월 임시주총을 통해 롯데상사, 롯데지알에스,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계 계열사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한 합병 및 분할합병을 진행했다. 이에 롯데지주는 지주사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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