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일 평양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날 남측 단독 공연에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깜짝 방문을 했다고 전해졌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사진=조선중앙통신)

 

특히 김 위원장도 박수를 치며 관람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도 김 위원장의 남측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을 전하며 “우리 인민들이 남측의 대중예술에 대한 이해를 깊이하고 진심으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감동을 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고 2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한 공연 관계자에게 “내가 레드벨벳을 보러 올지 관심들이 많았는데”라고 농담도 건넸다고 한다. 그는 “원래 내일 공연을 보려 했지만 다른 일정이 생겨 오늘 왔다. 북남이 함께하는 합동공연에 의의가 있을 수 있지만 순순한 남측 공연만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면서 “문화예술 공연을 자주 해야 한다. 남측이 ‘봄이 온다’ 라는 공연을 했으니 문재인 대통령에게 말을 잘해서 가을엔 결실을 갖고 '가을이 왔다' 라는 공연을 서울에서 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날 공연에는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최휘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창선 서기실장 등 북한 주요 인사들도 참석했다.

(사진=노동신문)
(사진=노동신문)

남측 가수가 평양에서 공연을 연 것은 13년 만이다. 이날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공연은 약 1천500여명의 북한 주민들과 함께 저녁 6시 20분부터 8시 30분까지 130여분간 계속됐다. 당초 공연 시간은 5시30분이었지만 북측 요구로 7시 30분으로, 다시 6시 30분으로 바뀌었다. 이에 김 위원장의 스케줄에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었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북측은 “더 많은 사람의 관람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남한 측 가수들은 조용필, 최진희, 강산에, 이선희, 윤도현, 백지영, 정인, 알리, 서현, 김광민, 레드벨벳 등 11팀이 26곡의 노래를 불렀다. 정인과 김광민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로 첫 무대를 장식했고 뒤이어 알리도 등장했다. 백지영은 ‘총맞은 것처럼’과 ‘잊지 말아요’ 등을 불렀다.

걸그룹 레드벨벳도 ‘빨간맛’과 ‘배드보이’를 불렀다. 북한 관객들은 박수를 치고 열렬히 호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연을 마친 레드벨벳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크게 박수를 쳐주시고 따라 불러주셔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남측 예술단 공연 관람 소식에 “좋은 일”이라며 “남북 화해와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환영했다. 이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 이번 남측 예술단에 포함된 것과 관련, “따로 무슨 메시지가 있거나 의제 조율 차원에서 간 것은 아니다. 상황 관리를 위해 혹시 일어날지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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