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을 공식화하며 북미회담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대략적인 의제와 정상회담 시기는 ‘비핵화’와 ‘5월 말~6월 초’로 정해진 상황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남북·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당 지도부에 대응방향을 제시하는 등 준비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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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그래픽=김혜선 기자)

지난 9일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이 같은 내용을 북한 지도부와 논의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1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은 “정치국 회의에서는 최근 조선반도(한반도) 정세발전에 대한 최고영도자 동지의 보고가 있었다”며 “당면한 북남관계 발전방향과 조미(북미)대화 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하시고 금후 국제관계 방침과 대응방향을 비롯한 우리 당이 견지해나갈 전략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특히 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의 일정과 회담장소까지 언급한 내용도 실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제시한 ‘전략전술’이 무엇인지는 언급되지 않았다.

특히, 이날 정치국회의는 내일(11일)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6차 회의에 앞서 열렸다. 최고인민회의는 우리나라로 치면 정기국회 성격으로 사전에 의제 등을 토의하고 결정하기 위해 정치국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이 국가의 중요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당 핵심인물들과 함께 논의함으로써 통치 시스템을 과거 군 중심의 선군체제에서 당.국가체제로 전환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9일 백악관 내각회의에 앞서 북미정상회담의 준비상황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회담을 위해) 북한과 접촉해 왔다”면서 “5월이나 6월 초 언젠가 만나기로 했고, 양측 모두 존경심을 갖고 조만간 북핵 문제를 협상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북한과 비핵화에 대한 협상이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양국) 관계가 아주 오래전 그때보다 훨씬 더 달라지길 바란다”고 말해 구체적인 의제는 ‘비핵화’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 회담을 마련했고, 이는 전 세계를 매우 흥미롭게 할 것이다. 이런 정상회담은 기존 다른 대통령들에 의해 개최됐어야 했다”고 말해다.

이에 미국 언론은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실제로 성사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미국 내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회담 의제와 일정을 공개하며 북미회담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다만 앞으로 열리는 남북·북미정상회담이 실제로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우선 북한과 미국 간의 비핵화 개념과 방식, 절차까지 입장이 판이하게 다르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dismantlement)’를 주장하고 있고 북한은 단계별 비핵화를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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