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박은미 기자] 김재옥 동원F&B 대표의 품질경영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악취 생수 파동’도 모자라 또 다시 발암물질 생수를 유통해 ‘식품포비아’ 양산 기업이라는 오명을 얻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 대표 체제 이후 동원F&B의 영업이익률이 악화되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 ‘신뢰회복’의 앞날은 험난하기만 하다.

 

동원F&B “늑장리콜 아니다“

“그동안 마신 동원샘물은 어떡하죠?”, “생수로 애기 분유를 타 먹였는데 너무 화가 나네요“

동원F&B가 발암물질이 검출된 생수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원샘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불만에 이어 연달아 위생문제가 불거지자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동원F&B는 지난 6일 경기 연천공장에서 생산한 먹는샘물 일부 제품에 대한 리콜을 실시했다. 4일 경기도로부터 “동원샘물의 브롬산염 검출량이 기준치를 초과했다”는 통보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리콜 대상은 2L와 500㎖들이 PET 제품이다. 해당 제품들은 경기도청 검사 결과 브롬산염 기준치인 0.01㎎/ℓ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브롬산염은 생수를 오존 살균 처리하는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발암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기준치 이상 농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브롬산염을 ‘잠재적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의 비판을 가중 된 대목은 경기도가 브롬산염 기준치 초과 검출을 통보한 이틀 뒤, 동원F&B가 리콜을 발표한 점이다.

이와 관련 동원F&B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4일 경기도로부터 관련 통보를 받은 뒤, 다음날 통보 내용이 맞는지 생산 분에 대해 추가적인 자체검증을 펼쳤고 6일 리콜을 실시했다”며 늑장 리콜 논란에 대해 반박했다.

이어 “제품 검증을 하다보면 통상 하루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어떻게 이보다 더 빨리 회수 조치를 내릴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네이버 화면 캡처)
지난해 여름 동원샘물에서 악취 냄새가 난다는 불만이 SNS를 통해 퍼졌다. (네이버 캡처)

 

악취 생수 민원 고객에 “글내려라” 압박

동원샘물은 앞서 악취 논란에 휩싸여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 다수 브랜드의 생수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충청샘물, 동원샘물 등이다. 충청샘물은 전제품 회수 조치에 나선 반면 동원샘물은 항의하는 고객에 한해 환불을 실시했다는 점에서 미온적인 대체라는 지적도 나왔다.

당시 리콜을 실시한 충청샘물 뿐만 아니라 동원샘물도 악취가 난다는 내용의 불만이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SNS를 통해 퍼졌다. 소비자들의 공통된 주장은 구입한 ‘동원샘물’에서 쉰냄새가 난다는 것.

제보자 A씨는 “동원샘물에서도 냄새가 나는데 리콜 조치가 없는 게 문제”라며 “깨끗한 물을 섭취하기 위해 대기업 브랜드를 믿고 사는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다”라고 지적했다.

제보자 C씨는 “동원샘물 병을 열자마자 물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라며 “심지어 페트병이 다 부풀어 올라 아래가 볼록해 똑바로 서지를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원샘물에서 쉰냄새가 나 고객센터에 문의했더니 문제 제품의 수원지가 경기도 연천공장이라고 하더라”며 “동원 측이 제품을 수거해 갔고 그후 조사 과정을 블로그에 올렸는데 공장품질관리팀, 고객관리부서 등에서 블로그 글을 내려달라는 항의 전화가 왔었다”고 말했다. 동원F&B가 제품의 품질에 불만을 제기하며 해당 사실을 다른 소비자에게 알리려 들자 오히려 입막음을 시도한 것이다. 

민원이 빗발치자 경기도 수자원본부 상하수과는 동원샘물의 악취 문제에 대해 조사를 실시했다.

경기도 측은 "지난해 6월부터 동원샘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다수의 민원이 들어와 보건국에서 수질검사를 실시해봤지만 품질기준은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악취의 원인에 대해서는 부적절한 유통 과정으로 추정했다. 유통과정 중 물류센터 야적장에서 생수를 보관하게 되는데, 야외에 야적이 되다 보니 품질이 저하됐다는 것.

이와 관련 동원F&B 측은 “생수는 여름철 강한 햇빛에 노출되면 페트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며 “유통과정에서의 문제며 제품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에 항의가 들어오는 고객에 한해 환불을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유통과정의 개선하기 위해 야적장을 실내로 자진 이동하는 조치를 취했다”며 “제품 품질에는 문제가 없어 인체에 무해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물에서 역한 냄새가 난다는 그 자체만으로 품질 이상이 아니냐”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김재옥 동원F&B 대표

신사업만 강화? 정작 내실은...

지난 2017년 김재옥 대표 체제로 바뀐 이후 동원F&B의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원F&B의 올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2% 감소한 264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재옥 대표는 조미유통, 사료 사업부문 등 신사업 비중을 늘리며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사업다각화의 영향으로 오히려 수익성이 낮아졌다. 2014년 4.6%였던 영업이익률은 2016년 3.2%를 기록했고, 2017년은 2.8%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동원F&B의 주사업부문인 일반식품 사업 부분이 불안정한 참치원어 가격의 여파로 정체되고 있다. 여기에다가 2014년 신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주력한 ‘연어캔’의 판매 하락세도 부담인 상황이다.

연어캔은 참치캔에 비해 40% 가까이 가격이 비싼데다 요리 응용의 다양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점점 소비자로부터 외면받고 추세다. 롯데마트는 동원F&B의 연어캔을 지난해 말부터 취급하지 않은 채 재고 소진 중이며, 다른 유통업체들도 진열대에서 연어캔을 빼고 있어 앞으로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CEO스코어데일리에 따르면 동원F&B의 선물제품을 포함한 최근 3년간 연어캔 매출액은 △2015년 95억 원 △2016년 67억 원 △2017년 상반기 17억 원, 비선물제품 연어캔 매출액은 △2015년 55억 원 △2016년 31억 원 △2017년 상반기 12억 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동원F&B의 수장인 김재옥 대표는 2016년 2월 선임돼 이제 임기 2년을 마쳤다. 그간 조미유통사업자 동원홈푸드 등의 자회사 가치 증가와 온라인 가정간편식부문이 성장으로 외형을 키웠다. 하지만 내실인 영업이익률을 올려 수익성을 챙겨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참치캔 원자재 상승 등 지난해 어려움을 가중시킨 사업 환경이 크게 바뀌지 않을 전망인 가운데 발암물질 검출 파동까지 겹쳐, 올해 수익성 및 신뢰도 회복 부담이 어느때보다 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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