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불 지피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을) 전세계의 성공으로 만들기 위해 뭐든지 하겠다”고도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아베신조 일본총리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나와 김정은은 앞으로 몇주 안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만날 것이다. 이 만남이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한반도 전체가 안전과 번영, 평화 속에 함께 사는 그날을 보기 바란다”며 “이는 그렇게 많은 일을 겪은 한국인들에 마땅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에 결실이 없을 경우 취소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북미 정상회담은 최대 압박 전략의 성공적 결과”라며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나는 회담장에 가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북미회담 취소보다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라는 미국 기조를 강조한 표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동안 미국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석과 비핵화 의지 천명에도 ‘과거의 실패’를 떠올리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자신의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극비리에 북한 특사로 보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직접 확인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서의 종전 선언 의제를 “축복한다”고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나온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국장의 방북 결과에 대해서도 “(폼페이오 국장이)김정은과 아주 좋은 만남을 가졌고 그와 매우 잘 어울렸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도 “폼페이오가 북한에서 김정은을 만났다. 회의는 매우 원활하게 진행돼 좋은 관계가 형성됐다. 정상회담의 세부 조정이 현재 진행 중이다. 비핵화는 전 세계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방북 일정을 마친 폼페이오 국장이 지난 12일 열린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한 발언도 새삼 주목된다. 그는 “(김 위원장은) 북한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포기하는 것을 다룰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정권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을 어떻게 내놓을까에 집중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대화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는 합의 도달이 가능한지를 결정할 조건을 설정할 수 있다. 나는 미 행정부가 그것에 대한 조건을 적절히 설정할 수 있다고 낙관한다”고도 말했다.

 

김정은도 불 지피기?

한편, 김 위원장 역시 다가오는 북미회담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히 내일(20일)에는 노동당의 중요 정책 결정 기구인 당 전원회의가 소집된다. 노동당은 북한 정책 지도에서 최고 권위를 가진 기관이다. 때문에 이날 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은 사실상 북한의 거시적인 대내외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북한 관영 매체는 이번 소집을 “혁명발전의 중대한 역사적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문제들을 토의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정치국회의를 주재하고 “당면한 북남관계발전방향과 조미대화전망(북미대화전망)을 심도 있게 분석 평가하시고 금후 국제관계방침과 대응방향을 비롯한 우리 당이 견지해나갈 전략전술적 문제들을 제시”한 바 있어 이날 노동당 전원회의에도 북미회담 관련 의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짙다.

전문가들은 이번 노동당 전체회의 소집을 통해 북한 핵 관련 정책 노선을 변경하려 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을 조심스럽게 제기한다. 우리나라와 미국, 북한 모두 ‘비핵화’를 핵심 정상회담 의제로 삼고있는 만큼, 김 위원장이 폼페이오 국장과의 비밀 회동 후 '중대한 결심'을 했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이 최근 개최한 김정은 추대 6주년, 최고인민회의(11일), 김일성 생일 중앙보고대회(14일) 등 각종 기념식에서 핵 무력이란 표현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한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