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해태제과는 지난 27일 오예스, 맛동산, 웨하스, 오사쯔, 미니자유시간 등 매출효자 상품들에 대한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가격과 중량을 조정해 중량당 가격을 평균 12.7% 인상한다고 밝힌 것으로, 오예스 딸기의 경우 권장소비자가격이 기존 4800원에서 6000원으로 오르게 된다. 해태제과는 원가 압박과 영업이익 만회를 이유로 6~7년만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는 입장이지만 몇가지 걸리는 부분이 있다.

우선 인상안 발표 시기의 문제다. 해태제과는 전국민의 관심이 모아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인 27일 오전 9시에 가격인상을 발표했다. 정치적인 이슈를 통한 ‘묻어가기’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해테제과는 “우연히 날짜가 겹쳤을 뿐이고, 내부적인 논의를 거쳐 날짜가 정해졌기 때문에 날짜를 바꾸기 쉽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뭔가 시원치 않다. 우리나라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해태제과가 몰랐을리 만무하다. 미리 정해졌다고 치더라도, 결국 날짜를 바꾸지 않았다는 것은 가격인상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로밖에는 보기 어렵다.

가격인상을 단행한 이들 5개 제품들의 선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해태제과는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원가 압박’이 심한 제품들로 선정했다고 주장하지만 가격이 오른 제품이 다른 제품에 비해 어떤 원재료, 인건비, 물류비 등 어떤 항목에서 비용이 크게 올랐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다. 단지 “원가압박을 감당하기 어려운 제품으로 한정하고, 가능한 제품은 중량도 함께 높여 인상률을 낮췄다”는 두루뭉술한 설명이 전부다. 이런 탓에 이익 극대화를 위해 인기제품만을 골라 가격을 인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시장1위 업체 롯데제과의 가격인상 후 바로 이어 발표한 점에서도 ‘묻어가기’ 꼼수를 부리는 것이라는 비난도 일고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 제품의 가격 인상은 매우 조심스런 부분으로, 인상폭과 시기 등을 충분히 검토한 뒤 발표하게 된다. 해태제과 역시 인상안 발표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상 발표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또한 객관적인 자료 없어 급조된 듯한 모습을 지울 수 없다.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었더라면 업계는 물론 소비자들도 충분히 이해했을 것이다. 굳이 이렇게까지 정치적인 이슈와 시장1위 업체의 가격 인상 이슈에 묻어가는 방법을 택하지 않았어도 됐을 일이다.  지금은 오히려 정공법이 더 잘 먹히는 때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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