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제주도지사 후보 토론회 자리에서 폭행을 당한 원희룡 제주지사 예비후보가 “그분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사진=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사진=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15일 원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오히려 그 분이 자해로 많이 다쳤다고 들었다. 저는 이런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했던 그 분의 마음을 헤아려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원 지사는 지난 14일 제주시 벤처마루에서 제2공항 건설 관련 ‘2018 지방선거 제주도지사 후보 원포인트 토론회’에서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는 한 주민에게 계란을 맞고 폭행을 당했다.

이 주민은 토론회 도중 단상으로 뛰어올라가 원 지사에 계란을 던지고 뺨을 세차게 때렸다. 이어 준비해간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자해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성산읍반대대책위 부위원장 김모(50)씨로 알려진 이 주민은 지난해 제주 2공항 건설을 반대하며 40여일간 단식 투쟁을 벌인 바 있다.

폭행을 당한 원 후보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토론회에서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많이 놀라셨으리라 생각한다. 저는 가벼운 타박상으로 걱정하실 만큼은 아니다”며 자신의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제2공항문제는 도민의 숙원사업이자 이해와 관심이 큰 사안으로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적 이해관계로 얽혀서는 안된다”며 “ 이번 일을 통해 제주도민의 마음을 다시 한번 겸허히 받아들이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 이번 일이 제2공항 문제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는 전화위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원 지사의 페이스북 계정에는 그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글 작성자는 “저는 원희룡씨의 딸이다. 너무 속상하고 화가 나서 아빠 몰래 글을 올린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사진=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사진=원희룡 지사 페이스북)

이 작성자는 “혹시라도 (칼에) 찔렸으면 어떻게 됐을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가해자분도 가족이 있고 귀한 아들딸분들 다 있으실텐데 그분이 다치시면 자녀분들도 똑같이 속상해하실 텐데 왜 저희 가족 생각은 안하셨는지 정말 화가 난다”고 적었다.

이어 “저는 아빠가 이렇게까지 해서 욕을 먹고 정치를 해야하는지 정말 모르겠다”며 “솔직한 마음으로는 정계를 은퇴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작성자는 “정치인이라는 직업이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싫어할 수밖에 없으니까 욕을 하시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면서도 “실컷 욕을 하셔도 좋다. 제발 몸만 건드리지 말아달라. 때리지는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이 작성자는 ‘호상’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그는 “아까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든 생각이 ‘아빠가 호상당해야 할텐데’라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호상’은 복을 누리고 오래 산 사람의 죽음을 뜻하는 말이다. 자신을 원 예비후보의 딸이라고 밝힌 작성자가 아버지의 죽음을 언급했다는 점 때문에 누리꾼들은 의아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 작성자는 “미워하셔도 좋으니 제발 목숨이나 신체만은 건드리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며 원 예비후보의 신변을 걱정했다. 이에 작성자가 원 예비후보의 호상을 언급한 것은 단어의 뜻을 잘못 이해한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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