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구하기 위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일명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씨(46)가 화제다.

(사진=유투브 캡쳐)
투스카니 의인 한영탁씨 (사진=유투브 캡쳐)

15일 한씨는 본지의 인터뷰 요청을 고사하며 “유명해지려고 한 것도 아니고 더 이상 인터뷰는 부담스럽다. 당연히 누군가는 했을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씨는 지난 12일 오전 11시께 서해안고속도로에서 코란도 승용차 운전자가 의식을 잃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는 것을 목격했다. 자칫 잘못하면 대형 참사로 번질 수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 이에 한씨는 자신의 투스카니 차량으로 코란도 승용차 앞을 막아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차량을 멈춰 세웠다.

이 모습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 고스란히 찍혀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 한씨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사람이 쓰러져 있으니 막아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정신을 잃은 코란도 운전자는 평소 지병을 앓고 있었고, 전날 과로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운전자는 조수석 쪽으로 몸이 기울어진 채 정신을 잃고 동공이 풀린 상태였고 망치를 깨고 들어가서 봤을 때도 동공이 이미 풀린 상태여서 일단 몸을 주물렀다”고 말했다.

이 사고로 한씨의 차량은 뒤쪽 범퍼가 찌그러지고 비상 깜빡이가 깨졌다. 그는 “보험사가 내 과실로 인정해 보험금이 오르더라도 어쩔 수 없다. 내 차 피해는 생각하지 않고 한 일”이라며 “(코란도 운전자에게) 감사하다는 전화를 받은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씨의 선행이 알려지자 투스카니 생산업체인 현대자동차는 올해 출시한 신형 벨로스터를 격려 선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한씨에 투스카니 수리비를 지원하려다 한씨가 “파손 정도가 경미하다”며 극구 거절하자 벨로스터를 지급하기로 한 것.

여기에 한씨는 ‘LG 의인상’까지 받게 됐다. LG복지재단(대표이사 구본무)은 이날 “충돌로 인해 자칫 자신도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비가 오는 고속도로에서 달리는 차량을 막아선 한 씨의 용감한 선행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LG 의인상은 지난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희생한 의인에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는 의미에서 제정돼 지금까지 72명의 의인이 이 상을 받았다. 상금은 최고 1천만원~최대 5억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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