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들려온 가운데,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LG그룹의 경영승계가 곧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상무 (사진=LG그룹)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 구광모 LG전자 상무 (사진=LG그룹)

17일 재계에 따르면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지난해 받은 뇌 관련 질환으로 두 차례 수술을 받은 뒤 최근 들어 상태가 악화되면서 서울대병원 특실에 입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회장이 입원한 12층 특실은 허가받은 이들만 입장할 수 있도록 보안이 강화돼 있는 곳이다. 

구 회장은 올해 초부터 와병 상태로 통원치료를 받아왔는데, 수술 등에 따른 후유증으로 건강 상태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수술 후유증으로 위독하다는 건강 악화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LG 측은 “구 회장이 와병 중으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LG그룹 후계구도 인선 돌입

구본무 회장의 건강 악화 소식에 LG 측은 서둘러 후계구도 인선에 돌입했다. LG그룹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구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상무를 그룹 지주사진 ㈜LG의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다음 달 29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임안이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확정된다.

LG 측은 “구 회장이 와병으로 인해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함에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 상무는 구본무 회장의 장남으로 LG그룹의 유일한 후계자로 손꼽힌다. 친부는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이지만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LG가(家)의 전통에 따라 지난 2004년 구본무 회장의 양아들로 입적, 경영 승계 수업을 받아왔다.

구 상무는 1978년생으로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해,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한 뒤 미국 뉴저지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 사업본부 창원사업장,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쳤다. 이후 2015년 ㈜LG 상무로 승진해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그룹 신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정보디스플레이 부문을 총괄하는 직책을 맡았다.

특히 올해부터는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누비며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한 바 있다.

구 상무는 다음달 임시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이사회에 합류해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주회사에서 계열사 전반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점검하고, 투자 의사결정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구 상무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경영 체제가 구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LG 측은 “구 상무는 오너가이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았다”고 전했다.

이어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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