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4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올 경우 조미 수뇌회담(북미 정상회담)을 재고려하는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하겠다”고 재차 경고했다.

푸른 정장을 입은 최선희 부상. 지난 2016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6차 동북아 협력회의장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푸른 정장을 입은 최선희 부상. 지난 2016년 6월 베이징에서 열린 6차 동북아 협력회의장에 참석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날 최 부상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담화에서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되는 ‘리비아식 비핵화’ 방법론을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최 부상은 외무성 미국 담당이자 북한의 대미라인 핵심 세력으로, 앞서 북한이 발표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문보다 발언 수위를 높였다.

최 부상이 비난 타겟으로 정한 이는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이다. 그는 “21일 미국 부대통령 펜스는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이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하고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지적했다.

최 부상은 “리비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리는 값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우리 자신을 지키고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하고 믿음직한 힘을 키웠다”며 “우리를 비극적인 말로를 걸은 리비아와 비교하는 것을 보면 미국의 고위 정객들이 우리를 몰라도 너무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의 말을 그대로 되받아넘긴다면 우리도 미국이 지금까지 체험해보지 못했고 상상도 하지 못한 끔찍한 비극을 맛보게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최 부상은 “저들이 먼저 대화를 청탁하고도 마치 우리가 마주앉자고 청한 듯이 여론을 오도하고 있는 저의가 무엇인지, 과연 미국이 여기서 얻을 수 있다고 타산한 것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하지 않으며 미국이 우리와 마주앉지 않겠다면 구태여 붙잡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국이 우리를 회담장에서 만나겠는지 아니면 핵 대 핵의 대결장에서 만나겠는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과 처신 여하에 달려 있다. 미국이 우리의 선의를 모독하고 계속 불법무도하게 나오는 경우 나는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을 재고려할 데 대한 문제를 최고지도부에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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