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북미정상회담 개최가 임박한 가운데 비교적 조용한 외교행보를 보여왔던 러시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친서’를 보내고 연내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방북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나 푸틴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받고 “조선반도(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고 일관하며 확고하다”고 말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1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의 친서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북러 정상회담 개최 관련 내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두 나라 사이의 외교관계 설정 70돌이 되는 올해에 고위급 래왕(왕래)을 활성화하고 여러 분야에서의 교류와 협조를 적극화하며 특히 조러(북러) 최고 영도자들 사이의 상봉을 실현시킬 데 대하여 합의를 보았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라브로프 장관에 “조미(북미)관계와 조선반도 비핵화를 새로운 시대, 새로운 정세 하에서 새로운 방법으로 각자의 이해에 충만되는 해법을 찾아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며 효율적이고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 해결이 진척되기를 희망한다”며 친서를 전달한 푸틴 대통령에 사의를 표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김 위원장에 러시아 방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조만간 개최되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일정에 오른 조미 수뇌회담과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한 조선의 결심과 입장을 러시아는 전적으로 지지하며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이로써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급박하게 전개된 남·북·미·중·일 사이의 정상회담 행렬에 러시아도 함께하게 됐다. 한때 좌초 위기였던 북미정상회담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한반도 주변국들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영향력을 잃지 않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치고 있는 것. 일본 역시 북미정상회담 전 미일정상회담 일정을 급하게 잡으며 ‘숟가락 얹기’에 여념이 없는 모양새다.

북한도 남북정상회담과 북중정상회담을 두 차례씩 갖는 등 적극적인 외교 행보를 보여왔다. 오는 12일 ‘비핵화 담판’이 지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고 북러정상회담까지 열리면, 과거 ‘6자회담’에서 일본을 제외한 모든 관계국들과 정상회담을 갖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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