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LG전자의 '퓨리케어 정수기’가 ‘과장 광고’라는 꼬리표를 달게 될까. 해당 제품 광고의 적절성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가 주목되는 가운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적절한 광고를 내려달라”라는 글이 올라왔다. ‘매년 모든 직수관 무상 교체’라는 광고 문구가 소비자들의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낸 것. 이와 관련해 LG전자 측은 소비자들이 모든 직수관을 교체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사진=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 갈무리)

지난 31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는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냉수관만 갈아주고 다 갈아준 척”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의 광고를 보고 렌탈했다. 모든 직수관을 교체해준다고 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며 “온수관은 물론 물이 들어오는 원수유입관도 교체해주지 않고 냉수관만 갈아주면서 마치 다 갈아주는 척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소비자를 기만하는 부적절한 광고를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해당 글 아래에는 마찬가지로 해당 LG전자 광고를 보고 구매했다가 교체 서비스를 받던 도중 냉수입수관만 교체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댓글을 단 동의자도 있었다.

그는 “TV광고를 보고 상담원이랑 상담할 때 정수기 직수관 다 갈아준다고 해서 설치했는데 막상 서비스 하는 것 보니 냉수관만 갈아준다고 했다”며 “온수관을 안가는 이유를 물어보니 관이 변형되기 때문에 갈면 물이 샌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해지를 요청하니 위약금을 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오게 된 이유는 지난해 3월부터 방송됐던 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TV광고 문구에서 비롯됐다. 해당 광고에는 ’1년마다 모든 직수관을 무상 교체해준다‘는 문구가 등장하는데 이와 동시에 화면 하단에 작은 글씨로 ’온수직수관(자체살균), 원수입수관 제외‘ 문구를 삽입한 것.

업계 관계자는 “30초도 안되는 짧은 TV광고에서 소비자들이 작고 흐린 문구를 주의 깊게 보는 것은 어렵다”며 “결국 소비자에게 ’모든 직수관 교체‘라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과장광고‘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허위·과장광고한 업체들이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며 “이 같이 정부의 과장광고 판단 기준이 날로 까다로워 지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혼란을 야기하지 않도록 기업들의 자정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LG전자는 소비자들이 온수 직수관은 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직수관 교체 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은 자체 살균이 가능한 온수 직수관과 원수 입수관은 교체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수관을 정기적으로 교체해주는 정수기 업체는 국내에서는 LG전자가 유일하다”며 “광고를 이유로 계약 해지를 요구한 소비자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광고 갈무리)
(사진=LG전자 퓨리케어 정수기 광고 갈무리)

한편 이 광고는 지난 달 9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랐다. 서로 다른 정보를 동시에 제공했고, 제한사항에 대한 자막의 가독성이 매우 낮아 소비자들이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방심위는 이날 회의에서 해당 안건에 대한 심의 결과 발표를 ‘보류’ 했다. 해당 광고가 방송된 21개 방송사에 대한 조사 이후 다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방심위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현재 해당 광고가 어떻게 방송되고 있는지 추가적으로 확인을 해보고 다시 심의할 예정”이라며 “발표 시기는 금주나 다음주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재 이 광고는 지난 달 중순부터 수정된 채 방송되고 있다. 과거 LG 퓨리케어 정수기의 광고는 ‘모든 직수관 무상 교체’라는 문구가 큼지막히 포함돼 있었지만 최근 광고에는 ‘모든’이라는 문구를 삭제, ‘매년 직수관 무상 교체’로 변경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달 중순부터 ‘온수 직수관(자체살균), 원수 입수관 제외’ 자막의 가독성을 보다 높이고 심의실의 재심의를 거쳐 수정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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