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현재 저와 현직 시장이 막바지에 초박빙 접전 중인 거 맞습니다…지금 당장 휴대폰으로 구글 트렌드 들어가 보시면 됩니다”

6·13 지방선거를 눈앞에 두고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트렌드’ 서비스를 들고 나왔다. 그동안 여론조사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하던 안 후보는 지난 11일 SBS 방송연설에서 트렌드 서비스를 “여론조사보다 훨씬 예측 정확도가 높다”고 추켜세우며 이같이 말했다.

트렌드 서비스는 특정한 검색어가 일정 기간동안 얼마나 많이 검색됐는지 수치화해서 보여주는 서비스로 대중의 관심도가 어디로 쏠렸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종의 ‘여론 풍향계’인 셈이다. 가장 많이 검색된 수치를 100으로 정하고 나머지는 상대적인 수치로 환산해 꺾은선 그래프로 보여주는데, 네이버와 구글 등이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안철수 ‘트렌드 이변’ 일어날까

선거전에서 트렌드 수치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으로 ‘깜깜이 선거’가 시작되면 여론조사 대체재로 등장하는 것이 트렌드 수치다. 지난해 19대 대선 때도 당시 2, 3위를 다투던 홍준표 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서로 ‘트렌드 1위’를 주장하며 문재인 후보의 경쟁자를 자처했다.

이번에도 안 후보는 트렌드를 결과를 강조하며 마지막 유세에 나섰다. 그는 이날 방송연설에서 “구글 트렌드로 들어가서 서울시장 후보 4명을 입력하고 지역은 서울특별시, 기간은 지난 7일을 설정하면 된다”며 “안철수가 조금 앞서면서 민주당 후보와 접전”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캠프 역시 지난 11일 논평을 내고 “내 검색포털서비스 1위인 네이버의 네이버 트렌드에 따르면 안 후보의 검색량이 연일 1위”라며 “새로운 플랫폼은 이미 안 후보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사진=구글 트렌드 캡쳐)

실제로 지난 일주일(6월5일~6월12일)간 서울특별시 지역 구글 트렌드 평균 수치는 안철수27 박원순 26 김문수 16으로 나타난다. 세 후보의 검색량 비율은 안 39% 박38% 김 23%다. 네이버 트렌드 수치 역시 비슷했다. 지난 한달 간 네이버 트렌드(5월11일~6월11일) 수치는 안 후보가 여타 후보보다 여론 집중을 더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전투표가 시작된 지난 8일 안 후보의 검색량이 반짝 오르기도 했다.

(사진=네이버 트렌드 캡쳐)
(사진=네이버 트렌드 캡쳐)

지난 19대 대선 당시 트렌드 수치가 실제 선거 결과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 양상을 보인 것도 안 후보의 ‘트렌드 사랑’에 일조한 면이 있어 보인다. 당초 2위였던 안 후보는 4월 중순 이후로 트렌드 수치가 급감했는데,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 변동도 비슷한 모양을 보였다. 대선결과도 문재인 대통령이 41% 득표로 당선되고 홍준표 후보가 24%, 안 후보는 21%를 득표했다.

다만 안 후보 측이 주장하는 ‘여당과 초박빙 접전’에는 함정이 있다. 트렌드 수치는 후보 지지율과 상관관계를 가질지언정 ‘트렌드 수치=지지율’이라는 인과관계를 갖지는 않는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도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트렌드 수치가 문재인 후보와 비슷하다며 ‘양강구도’를 주장했지만 실제 결과는 당선 후보와 두자릿수 이상 득표율이 벌어졌다. 결국 트렌드 수치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을 비교해줄 뿐, 특정 후보에 대한 호감도나 지지율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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