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3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자치단체장 17곳 중 14곳에서 승리하며 명실상부한 ‘전국 당’으로 거듭났다. 반면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텃밭’인 TK(대구·경북) 지역만 수성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왼쪽부터 오거돈, 송철호, 김경수 당선인. (사진=뉴시스)
왼쪽부터 오거돈, 송철호, 김경수 당선인. (사진=뉴시스)

특히 PK(부산·울산·경남)지역은 지난 23년간 단 한번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적 없던 ‘보수 철옹성’이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선 지방선거가 시작된 1995년 이래 처음으로 민주당 후보들이 모두 당선됐다.

최대 격전지였던 경남은 민주당 김경수 후보가 52.8% 득표율로 경쟁자인 한국당 김태호 후보(43.0%)를 넘어셨다. 앞서 출구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 김경수 후보는 개표 초반에는 김태호 후보에 밀렸다. 개표율이 높아지면서 김경수 후보가 앞지르기 시작했고, 결국 자정이 넘은 새벽 당선이 확실시됐다.

부산은 오거돈 후보가 52.9% 득표율로 당선됐다. 오 후보는 부산시장 ‘4수생’으로 지난 2004년 민선3기 재보궐선거와 4기·6기 지방선거에서 세 번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에는 초반 여론조사부터 한국당 서병수 가볍게 제쳤고, 실제 개표에서도 여유있게 당선됐다.

울산은 총선에서 6차례, 지방선거에서 2차례 낙선한 송철호 후보가 52.9% 득표율로 당선됐다. 재선을 노리던 한국당 김기현 후보는 40.1% 득표율에 그쳤다.

PK지역의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부산 해운대구을에선 민주당 윤준호 후보가 57.6%로 35.3% 득표한 자유한국당 김대식 후보를 제치고 당선됐다. 울산 북구에서도 민주당 이상헌 후보는 52.2%로 당선됐다. 경남 김해을은 민주당 김정호 후보가 68.5%로 압도적 당선됐다.

이른바 ‘보수 불패’였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에서도 이변이 일어났다. 한국당은 민주당과 초접전 끝에 겨우 서초만 사수했고 강남·송파를 빼앗겼다. 정순균 후보는 46.1% 득표율을 얻어 23년만에 첫 번째 민주당 강남구청장에 당선됐다. 16년만에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송파는 박성수 후보가 57.0%를 얻어 한국당 박춘희 후보(37.4%)를 제쳤다. 다만 서초구는 재선에 도전한 한국당 조은희 후보가 52.4%로 민주당 이정근 후보(41.1%)를 누르고 당선됐다. 조 당선인은 서울 25개구 중 유일한 한국당 당선인이다.

민주당은 서울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최재성 후보가 54.4% 득표율을 얻어 ‘홍준표 키드’인 배현진 후보(29.6%)를 이겼다. 서울 노원병도 민주당 김성환 후보가 56.4%로 당선됐다. 민주당은 재보선 12곳 중 11곳을 휩쓸며 의석수 119석에서 130석으로 팽창했다.

한편, 대통령 선출 2년차에 치러지는 지방선거가 보통 ‘정권 심판’의 의미가 있는 만큼 집권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둔 것은 이례적이다.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보수당에 완승한 것도 사상 최초다. 이는 촛불집회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경험한 민심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을 재신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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