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문화커뮤니케이터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 = 이인권] 국가나, 조직이나, 개인이나 모두의 최대 관심사는 ‘행복’이다. 어느 누가, 어느 시대가 행복을 마다했겠냐마는 유난히 지금 그 행복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 그 행복의 기준이 반드시 경제적인 측면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계량화된 경제 수치의 행복이 아니라 계량할 수 없는 마음의 행복이다. 무언가 ‘자신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 거기에서 만족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다. 달리 표현하면 지금 추구하는 목표가 ‘사회적 출세’보다 ‘개인적 행복’이다.

점점 사람들은 화려한 성공보다는 소박한 행복을 찾는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아니 오히려 화려한 출세보다도 초라한 성공을 더 추구하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자기만족의 정신적 행복은 미국의 저명 심리학자인 매슬로(Abraham Maslow)가 말하는 욕구단계 중에서 상위개념에 속한다.

정신적 부가가치가 있는 자기실현 영역의 활동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이러한 활동에는 대표적인 예로 예술을 감상한다든가, 취미생활을 한다든가, 아니면 자기계발에 열중하는 경우다. 물론 조직에서는 자기가 맡은 일에 전념을 함으로써 정신적 만족을 느끼기도 한다.

매슬로는 인간의 욕구를 두 가지로 구분했다. 기본적 가치인 하위단계 욕구로서 ‘생리적 욕구’, ‘안정 욕구’, ‘사회적 욕구’가 있다. 그리고 부가적 가치인 상위단계 욕구로서 ‘존경 욕구’, ‘자기실현 욕구’가 있다. 일종의 자기실현이라고나 할까? 사람들은 자신이 만족해하는 긍정적인 일에 빠지면서 희열을 느끼게 된다.

복잡한 현대사회 구조에서 이렇게 ‘사람이 어떤 일에 완전하게 몰입할 때 느끼는 감정의 행복감’을 추구하는 경향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물질적이거나 경제적인 차원의 행복감과는 성격이 다르다.

대부분 자기실현의 경지에 이르면 성격이나 품성 자체가 긍정적이게 된다. 가능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그리고 생각이 긍정적이고 행동이 긍정적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자신감이 넘치는 것이다.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하는 일에 의미를 담아 긍정의 상황을 연출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부정적인 여건이 되어도 이를 긍정적인 기대로 쉽게 떨쳐버릴 수 있다. 이렇듯 항상 긍정적인 가치만을 추구하는 그들에게는 “ don't worry, be happy'의 기운이 넘치게 된다.

이것을 미국 클레어몬트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Mihaly Csikszentmihalyi) 교수는 ‘플로우'(flow)라는 개념으로 정리하였다. 현대 사회가 아무리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누리게 한다 할지라도 사람들은 삶의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에 자주 회의를 느낀다.

물질 만능주의는 오히려 정신의 공허함을 가져다주었다. 그래서 사회는 더욱 퇴폐적이게 되고 거칠어 졌다. 인간다운 감성이 메말라진 자리에는 기계적인 관성만이 가득 차게 되었다. 이제는 진정한 행복은 단발성의 이벤트적인 쾌감이 아니다. 돈을 많이 벌었고, 명예가 높아져서 느끼는 행복은 잠시잠깐이다. 그것은 더운 여름 아침녘 풀숲에 내린 이슬과 같을 수 있다.

오히려 21세기 들어 일반인이나 조직인들은 주어진 환경에서 스타카토같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만족의 느낌’(a feeling of flow)을 갈구한다. 플로우는 일종의 창의적 에너지가 몸속에 ‘흐르는’ 것이다.

플로우라는 영어의 뜻대로 자신이 즐기며 할 수 있는 일에 심취해 있을 때 만족과 희열과 기쁨이 온 몸을 흐른다. 일반적인 행복이 쉽게 변질될 수 있는 고여 있는 물이라면 플로우는 언제나 신선하게 찰랑대며 흐르는 시냇물과 같은 것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등 14권을 저술했으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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