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9일~20일 김 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후속회담 일정을 앞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면서 중국은 비핵화 방정식의 본격적인 ‘변수’로 떠올랐다. 21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이 회담을 통해 ‘새로운 정세’ 하에서 양국의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전개될 비핵화 논의에 중국과 긴밀히 공조하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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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이 방중해 시 주석을 만나는 것은 지난 3월, 5월에 이어 세 번째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이번 방중에서 시 주석과 8시간 반을 함께 보내는 등 중국과의 혈맹관계 과시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두고 ‘한 집안 식구’, ‘동서고금에 유례가 없는 특별한 관계’라는 등 최상급 표현을 쏟아놨다. 시 주석 역시 “김정은 위원장이 100일 내 세 차례 방중해 회담하면서 북중 고위급 교류의 새로운 역사를 개척했다”면서 “북중이 달성한 공동 인식이 점차 실현되고 북중 우호 협력 관계에 새로운 활력이 넘쳐 기쁘다”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미국과의 비핵화 후속 회담을 위해 ‘지원세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틀어질 경우를 대비해 중국과의 관계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북한은 유엔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중국이 경제적 물꼬를 터주기를 내심 바라는 것으로 보인다.

방중 기간 동안 김 위원장은 중국농업과학원 국가농업과학기술혁신원 등 중국의 경제현장을 돌아보고 베이징시궤도교통지휘센터에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향후 북한의 경제발전을 구상하기 위해 중국의 과학, 농업 등이 잘 드러나 있는 곳을 골라 방문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한반도 영향력을 잃지 않으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며 북중간 관계가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중국은 최근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며 중국을 제외한 ‘남북미 3자 종전선언’ 가능성이 나타나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해왔다. 환구시보 등 관영매체를 동원해 “중국이 빠진 종전선언은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은 미중 관계에서 북한을 전략적으로 활용해왔다. 이번 북중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전략·전술적 협동’의 대상은 미국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최근 무역전쟁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등 사사건건 미국과 충돌해온 중국이 미중 문제를 북핵문제와 연계시켜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중국은 관광 등 중국 독자적으로 시행하던 대북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역시 이같은 움직임을 계속 경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직전 시 주석을 두고 ‘포커 플레이어’로 비유하는 등 ‘중국 배후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 상원에서도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리 가드너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은 “중국은 김정은 정권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해왔지만 미-북 정상회담을 고려해 압박을 늦출 가능성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고 21일 VOA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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