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방선거 참패 이후 한국당 내 친박계와 비박계 갈등이 사그러들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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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을 위한 혁신 비대위원장을 인선하는 비대위 준비위 구성을 마쳤다. 준비위원장에는 인천시장을 지낸 3선 안상수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당내에선 계파가 없는 ‘중립’으로 분류된다.

이 밖에 준비위 위원으로는 박덕흠 재선의원 모임 간사와 김성원 초선의원 모임 간사, 배현진 송파을 원외당협위원장 등이 위촉됐다. 이번 준비위는 친박계나 비박계 등 계파 색채가 강한 의원들은 제외됐다. 한국당은 준비위 인선 배경에 대해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해 외부인사뿐만 아니라 우리 당 소속 초선·재선·삼선 국회의원, 원외 당협위원장까지 모두 아울렀다”면서 “당내의 선수와 계파를 아우르고 원외 및 청년의 목소리를 담아 혁신의 객관성과 균형성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친박계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은 비대위 준비위 구성에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물러나야 할 사람이 벌인 무책임하고 월권적인 행동에 불과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25일 친박계 정우택 홍문종 유기준 이주영 의원과 비박계 심재철 국회 부의장 등 한국당 중진 의원들은 입장자료를 내고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선거에서 패배하면 책임을 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데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투톱이었던 김 원내대표는 마치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듯한 행동을 하고 있어 또 다시 민심을 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원내대표가 대책이랍시고 제시한 중앙당 해체 등은 문제의 본질과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김 원내대표는 지금이라도 원내대표직에서 즉시 사퇴해야 한다. 그것이 폭망한 공동선대위원장이 국민에 대해 느껴야 할 최소한의 염치”라며 김 대행의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 중진 의원들은 지난 24일 저녁 모임을 같고 이 같은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나경원 의원도 같이 논의하고 공감했지만, 함께 입장자료는 내지 않고 페이스북을 통해 개인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는 게 중진 의원들의 설명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친박계 의원들의 민감한 반응이 ‘비박계’로 분류되는 복당파 의원들이 친박계 의원을 ‘일방적 청산’하려는 게 아니냐는 불신에 기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특히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김 대행의 사퇴를 요구하는 ‘연판장’까지 돌리는 것을 벼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와중에 지난 24일 원외 당협위원장과 전 의원 등으로 구성된 자유한국당재건비상행동은 친박계와 비박계 거물급 정치인들을 포함한 ‘정풍대상자’ 명단 16명을 발표하며 당내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명단에는 친박계 최경환·홍문종·김재원·윤상현 의원, 복당파 김무성·김성태·김용태·홍문표 의원, 박근혜 정부에서 각료 또는 청와대 수석을 지낸 이주영·곽상도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김 대행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저희들은 어느 누구를 미워하고 탓하고 원망도 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혁신위 준비위를 엄호했다. 그는 준비위원회는 당내의 다양한 의견을 가감 없이 폭넓게 수용하기 위해 외부인사뿐만 아니라 우리 당 초선, 재선, 3선 그리고 원외당협위원장 등 골고루 아우르고 있다면서 당대표 권한대행으로 저는 아무런 사심 없이 혁신비대위를 안정적으로 출범시키는 소임과 또 뒷받침을 통해서 혁신비대위가 우리 당의 진정한 희망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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