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는 정치 격언이 더 이상 적용되지 않게 됐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은 당내 계파갈등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으면서 급기야는 ‘분당’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28일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는 당 수습을 위해 세 번째로 의원들이 모인 자리였지만 분위기는 험악했다. 이날 의총은 김성태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추진하는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지지를 확보하고 계파갈등을 봉합하는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김 권한대행의 모두발언 이후 의원들의 ‘난타전’이 벌어졌다. 시작은 통상 비공개로 전환되던 의총을 ‘공개’로 열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김 원내대표의 ‘사퇴론’까지 다시 불거졌다.

가장 먼저 발언에 나선 정용기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비대위 추진을 두고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데 일주일이면 된다”며 “왜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을 밀어붙이나. 법치주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곽대훈 의원은 김 권한대행을 감싸고 나섰다. 그는 “김 권한대행이 분란만 일으켰다. 그간 말씀을 보면 받아들이기 힘든게 많다”면서 ““(당 중진들은) 자중자애해야 한다. 그런 생각을 가졌어도 성명을 내면 국민들께 당이 어떻게 비쳐지겠나. 중진들은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이 없나”고 중진 의원들을 비판했다.

여기에 친박계 의원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발언 수위가 높아졌다. 성일종 의원은 앞서 2020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비박계 김무성 의원의 탈당을 요구하기도 했다. 김태흠 의원도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이 물러났으면, (비박계) 계파의 상징인 김무성 의원도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도 거들었다.

김진태 의원은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이 뭐냐”면서 김성태 권한대행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홍문종 의원도 김성태 권한대행의 거취를 투표로 결정하자고 압박했다.

급기야는 ‘분당’까지 언급됐다. 친박계인 홍문종 의원은 “친박이 어디있나. 다 죽었지 않느냐”면서 “친박-비박으로 나누지 말고 이념으로 나누자. 안 되면 분당이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정하기 싫지만 A그룹, B그룹 하는 이야기는 뻔하지 않나”고 말했다. 비박계 강석호 의원도 “치열한 논쟁을 통해 내부결론을 낼 것이냐, 갈라질 것이냐. 이런 결론을 거치는 기간이 필요하다면, 우리도 가져야 명확히 선이 그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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