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남북 통일농구 경기 일정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 일정이 겹치면서 평양에서 남·북·미 3자회동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측 방북단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3일 평양순안공항 귀빈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남북통일농구경기 남측 방북단 단장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3일 평양순안공항 귀빈실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먼저 평양에 도착한 것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101명의 통일농구 대표단이다. 이들은 3일 오전 11시 10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는 북한 원길우 체육성 부상이 마중을 나왔다.

조 장관은 환담장에서 “선수단, 대표단만 오는 게 아니라 남측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 또 화해협력을 바라는 마음을 같이 저희가 안고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을 우리 평양 주민들, 북측 주민들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원 부상은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의 직접적 발기와 북남 수뇌분들의 깊은 관심 속에 평양에서 진행되는 북남통일농구경기에 남측 농구선수단을 이끌고 통일부 조명균 장관이 대표해서 여러 일행분들이 평양에 온 데 대해서 열렬히 축하한다”고 환영의 말을 전했다.

남북 통일농구 경기는 지난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축구보다 농구를 먼저하자’고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이번 남북 농구경기는 지난 2003년 10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뒤 15년 만이다. 남측 대표단은 4일 혼합경기, 5일 친선경기를 남녀별로 모두 4차례 치르고 6일 돌아올 예정이다.

특히 남측 대표단에는 선수단 50여명을 제외하고 정부 대표단 5명과 취재기자단 10명, 중계방송팀 21명, 정부지원단 15명이 함께 했다. 정부 대표단은 조 장관을 포함해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안문현 총리실 국장,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이 나섰다.

굵직한 정부 인사들이 포함된 만큼, 이번 방북 기간 동안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남북간 접촉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 장관은 앞서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카운터파트’였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북측의 고위인사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농구광’인 점을 들어 그가 직접 농구경기를 관람해 환담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미정상회담 후속협상을 위해 5일(현지시간) 현지에서 출발해 7일까지 방북할 예정이어서 남·북·미 고위급 3자회동이 열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앞서 미국 백악관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을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북한 지도자 (김정은 국무위원장)와 담당 팀을 만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겹치는 일정이 길지 않고, 사전에 계획된 만남이 아니기 때문에 회동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회동이 열려도 심도 깊은 이야기보다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가볍게 교환하는 수준에서 만남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편, 조 장관은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남북미 3자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일단 가서 봅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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