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병원 내 '태움(직장 내 괴롭힘)'과 '임신순번제'가 문제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지만, 이 같은 관행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4일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3월부터 4월까지 2개월 동안 5만 7,303명의 보건의료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노동실태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의료인 중 19.2%가 '태움'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폭언을 경험했다'는 응답은 무려 66.2%로 나타났고, '폭행 경험'(11.9%) 및 '성폭력 경험'(13.3%)도 높은 비율로 조사됐다.

보건의료노조는 병원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의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갑작스러운 근무시간 변경(48.2%), 휴가 강제사용(48.1%), 휴가 및 휴직으로 인한 인력 부족에 따른 인력 미충원(46.6%), 본인의 업무가 아닌 업무 강요(38%)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병원 내 임신, 출산, 육아에 대한 실태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3년 이내 임신·출산을 경험한 여성 응답자 6,163명을 대상으로 '임신 결정의 자율성'을 조사한 결과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무려 34.1%였다.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못한 이유로는 동료에게 업무가 가중되기 때문(50.4%), 부서 분위기상 눈치가 보여서(24.4%), 부서 내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여성이 많아서(21.4%) 순으로 나타났다. 인력 부족이 주요 원인인 셈이다.

노조 측은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이 해마다 발표되지만 최소한의 법적 보호조차 받지 못하는 것이 병원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라며 "'임신순번제'가 병원사업장에서 없어지려면 무엇보다 병원 인력이 충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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