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부문 총괄로 오너3세 막 열었지만 매출 대비 R&D 증가폭은 줄어

[뉴스포스트=안신혜 기자] 현대약품의 오너3세 이상준 사장도 떨어지는 영업이익률을 막지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반 년이 지났지만, 현대약품의 1,2분기 및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전년도에 비해 반토막 수준이다. 연구개발비 증가폭도 줄어들며 R&D 투자를 통한 해결사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도 아직 보답하지 못하고 있다.  

이 사장은 창업주 고 이규석 회장의 손자다. 2003년 현대약품에 입사해 경영기획팀장, 미래전략본부장, 전략부문 총괄 등을 거치며 14년 간 경영수업을 받았다. 본격적인 오너3세 경영의 막이 오른 건 지난해 11월로, 이 사장은 해외사업 및 R&D 부문 사장으로 승진한 뒤 올 2월 대표직에 올랐다. 아버지 이한구 회장은 아들에게 경영권을 맡기고 물러났다.

오너3세 체제의 현대약품 세대가 시작되면서, 이 사장은 수익률 개선에 대한 기대를 받았다. 2014년부터 이한구 회장과 4년 간 현대약품을 이끈 김영학 사장도 낮은 수익성을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별도기준 반기보고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별도기준 반기보고서

하지만 이 사장 체제 현대약품의 영업이익률 개선 돌파구는 아직도 희미하다. 상반기 수익성 성적표를 받아보니 이한구 회장과 김영학 사장 체제 최저 영업이익률인 1.9% 보다도 낮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약품은 올 상반기 매출 671억 원, 영업이익 8억8358만 원, 당기순이익 8억9882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48.5% 감소해 영업이익률은 1.3%에 그쳤다. 작년 상반기 영업이익률 2.6%의 반토막이다. 2분기 영업이익률도 2.5%에서 1.5%로 떨어졌고, 1분기는 2.7%에서 1.2%로 감소하며 각 분기별 수익성은 전년동기 대비 절반 수준이다.

해외사업과 연구개발 중심 경영수업을 받은 오너3세의 등장으로 높아진 기대치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중의 증가폭은 오히려 줄었다. 연간 R&D 투자 및 매출액 대비 비중 추세로 볼 때, 수익성은 낮아도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 온 것과는 사뭇 다르다. 이 사장은 R&D 부문 총괄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일선에 참여하기도 했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개별기준 반기/사업보고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개별기준 반기/사업보고서

현대약품의 올 상반기 연구개발비용은 77억 원으로,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1.5%다. 상반기 기준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5년 5.6%에서 2016년 6.7%, 2017년 10.3%로 증가폭이 늘었지만, 올 상반기는 11.5%를 기록해 전년대비 증가폭은1.2%포인트에 그쳤다.

매출규모는 2014년 1078억 원, 2015년 1098억 원, 2016년 1200억 원, 2017년 1305억 원으로, 21.0% 성장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014년 23억 원, 2015년 17억 원, 2016년 25억 원, 2017년 20억 원으로 13.0% 줄었다. 커지는 규모만큼 이익이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오히려 국내 제약사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으로도 꼽히는 상품매출 비중이 94.2% 늘었다. 상품매출액은 2014년 277억 원, 2015년 300억 원, 2016년 446억 원, 2017년 538억 원이다.

외형 성장세에 접어든 현대약품을 이끌어갈 오너3세의 등장에 부풀었던 기대는 새로운 성적표가 나올 때마다 아쉬움으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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