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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광필 대표 "바다 살리는 쌀 빨대, 이윤보단 환경이죠"
[인터뷰] 김광필 대표 "바다 살리는 쌀 빨대, 이윤보단 환경이죠"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8.08.1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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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서 환경 오염 심각성 느껴...1년 시행착오 끝 개발
농업 경제 활성화 목표..."버리는 국내쌀 활용하고 싶다"
연지곤지 김광필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쌀 빨대를 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연지곤지 김광필 대표가 자신이 개발한 쌀 빨대를 들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북태평양 한가운데에는 한반도 면적의 7배에 달하는 거대 쓰레기 섬이 존재한다. 섬에는 약 1조 8천억 개의 쓰레기 조각이 있는데, 이 중 99%가 플라스틱이다. 자연 분해가 어렵고 물에 가라앉지 않는 성분 때문에 플라스틱은 해양 환경오염의 주범이 됐다.

해양 환경오염은 비단 바다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악영향을 끼친다. 플라스틱 조각이 해양 생물 몸속에 축적되고, 그 물고기가 우리의 식탁에 오르면 결국 인간의 몸속에도 들어간다. 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이 당장 북태평양 한가운데로 가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치우기는 힘들다. 환경을 위해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바로 일상에서 플라스틱 소비량을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은 빨대 사용을 지양하는 것이다. 빨대는 페트병이나 다른 플라스틱 제품에 비해 부피가 작아 분리수거도 쉽지 않다. 재활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플라스틱 빨대는 해양 생물의 호흡기에 박히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플라스틱 빨대를 퇴출하자는 움직임이 나온다. 자연 분해 시간이 빠른 친환경 빨대나 영구적으로 사용 가능한 빨대를 쓰자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국내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한 사람이 있다. 바로 쌀로 만든 빨대를 개발한 연지곤지 대표 김광필 씨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친환경 '쌀 빨대' 개발을 시작해 현재 납품을 앞두고 있다. 가업을 이어 동대문 인근에서 신발 제조 및 도매 사업을 하고 있던 김씨. 그가 왜 친환경 쌀 빨대를 만들게 됐는지 지난 8일 본지가 직접 김씨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쌀 빨대를 만드신 구체적인 계기는 무엇인가요.

본업을 하다 보면 해외 출장을 자주 가게 됩니다. 그런데 해외 어딜 가더라도 해안가에는 쓰레기가 넘쳐나더군요. 원래 환경 문제에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어마어마한 쓰레기들을 보니 환경 보호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습니다.

'쓰레기를 줄일 방법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해외 환경단체 회원분들의 동영상을 봤습니다. 해초류로 일회용 컵을 개발했다는 내용이었죠. 동영상을 보다 문득 일회용 컵이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킨다면, 컵과 함께 사용되는 플라스틱 빨대도 문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해도 괜찮겠다 싶었습니다. 원래 한곳에 꽂히면 미치는 성격이라서요. (웃음)

왜 하필 '쌀'로 빨대를 만드셨나요.

플라스틱 빨대의 문제는 자연 분해 시간이 너무 길다는 점뿐만 아니라 재활용하기도 힘들다는 점입니다. 빨대처럼 작은 플라스틱을 기계가 일일이 분류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잘게 부수거나 소각한다고 하는데, 이게 환경에 엄청난 악영향을 끼친다고 합니다.

어차피 재활용하지 못한다면, 버리는데 환경오염이 되지 않게 빨대를 식용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한국 사람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식자재가 무엇인지 생각하다 우리의 주식인 '쌀'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쌀로 식용 빨대를 만들게 됐습니다.

김광필 씨가 제작한 쌀 빨대. 검은색은 오징어 먹물로, 녹색과 붉은색은 식용 색소로 색을 입혔다. (사진=이별님 기자)
김광필 씨가 제작한 쌀 빨대 샘플. 검은색은 오징어 먹물로, 녹색과 붉은색은 식용 색소로 색을 입혔다. (사진=이별님 기자)

빨대의 재료가 되는 쌀은 어디서 오는 건가요.

베트남에서 오는 쌀입니다. 베트남은 3모작이 가능한 나라이다 보니 쌀의 등급이 1에서 8등급까지 나뉩니다. 베트남에서 2, 3등급 안에 드는 쌀로 빨대를 만듭니다. 후 불면 날아가는 안락미가 아니라 어느 정도 점성이 있는 쌀입니다. 다만 빨대의 내구성을 위해 30%는 타피오카로 만들었습니다. 70%가 쌀로 이루어진 빨대인 셈입니다. 타피오카는 태국산 제품을 사용합니다.

제품의 대표적인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요.

우선 빨대로서의 기능을 100% 발휘하고 있다는 게 첫 번째 특징입니다. 빨대이다 보니 물이나 음료를 빨아들이는 기능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식용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어떤 분은 누룽지 맛이 난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세 번째는 분리수거가 쉽다는 점입니다. 일반 쓰레기로도 배출이 가능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로 분류할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환경친화적이라는 점입니다. 플라스틱은 자연 분해 시간이 무려 500년이나 걸리는데, 쌀 빨대는 부러트려 가루로 만들면 토양에서 90일에서 100일 안으로 분해가 됩니다.

빨대 특성상 물에 약하고, 구부릴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쌀로 만들다 보니 단단한 편입니다. 빨대를 구부리는 기능을 '자바라'라고 하는데, 이는 타피오카와 쌀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저희 회사에서는 신소재와 합성해 다양한 쌀 빨대를 개발할 생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먹을 수 없게 되고, 분리수거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아직은 개발 단계에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쌀 빨대를 충분히 공급하고 소비자들이 평가를 들어본 후 단점을 보완해 나갈 방침입니다. 또 물에 약하다고 하는데, 차가운 음료에서는 6시간 정도 빨대의 기능을 지속할 수 있습니다. 뜨거운 음료에서도 약 2, 3시간 정도 지속이 가능합니다.

쌀 빨대의 공급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쌀 빨대를 대중화하는 게 저희의 목표입니다. 체인점을 운영하는 큰 기업들은 물론 개인 카페에도 납품할 계획입니다. 또 일반 가정집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마트에도 공급하려는 게 목표입니다. 실제로 쌀 빨대는 모 커피전문점과 일부 개인 카페에 납품될 예정입니다. 어떤 분은 "단가 100원이라도 좋으니 우리가 쓸 수 있게 해달라"라고 연락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컨택된 업체에 비해 물량이 부족한 편인데, 여름이 지나면 빨대 소비량도 줄어드니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입니다.

쌀 빨대를 활용한 모습. (사진=이별님 기자)
쌀 빨대를 활용한 모습. (사진=이별님 기자)

납품에 장애물이 있다면 어떤 건가요.

빨대가 플라스틱 규제 품목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게 장애물입니다. 규제되지 않는 이상 기업들은 값싼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할 것입니다. 쓰이는 양도 어마어마한 데다 환경에도 해로운 플라스틱 빨대를 정부가 실질적으로 규제했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들 역시 플라스틱 빨대를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기업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비자들이 불만을 제기해야 기업이 바뀝니다. 소비자들이 플라스틱 빨대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면 기업들은 쌀 빨대가 아니더라도 환경 문제에 대해 자각하게 될 것입니다.

개당 비용이 플라스틱 빨대보다 높다는데, 이점도 문제가 되는지요.

비용 문제 역시 공급에 어려움을 줍니다. 일부 기업들은 빨대를 싼값에 구매해 가맹점에 좀 더 비싼 값에 넘긴다고 합니다. 기업이 빨대로도 이윤을 남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쌀 빨대는 플라스틱 빨대보다 단가가 높습니다. 기업들이 쌀 빨대를 구매한다고 해도 가맹점에 단가보다 더 비싼 값으로 넘길 텐데, 그럼 가맹점주의 부담만 커집니다. 그렇게 된다면 가맹점주들이 쌀 빨대를 거부할 것입니다. 기업에서는 가맹점주들이 거부하는 쌀 빨대보다 규제도 없는 플라스틱 빨대를 쓸 것입니다. 친환경 제품이 기업 납품에 불리한 구조적인 문제가 너무 큽니다.

다른 친환경 빨대도 개발 중인가요.

일단 빨대는 쌀 빨대가 끝이라 생각합니다. 쌀로 만든 빨대보다 친환경적인 건 더이상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100% 쌀로 만든 빨대를 개발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버블티나 생과일주스에 사용되는 넓은 쌀 빨대는 현재 개발 중입니다.

그 밖에도 6개월 안에 자연 분해가 가능한 친환경 비닐봉지와 일회용 포크, 나이프, 스푼의 경우 개발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대량 생산력은 아직 부족합니다. 이들 제품에는 타피오카와 쌀 외에 자체 제작 신소재도 있는데, 향후에는 신소재 성분을 줄일 예정입니다. 타피오카와 쌀이 분해가 빠르거든요. 환경을 위해서요.

쌀 빨대 사업의 향후 전개 방향은 어떻게 되나요.

현재 베트남 쌀로 빨대를 만들지만, 궁극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쌀로 빨대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부가 수매하는 쌀들이 버려지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수매 쌀로 빨대를 만들어서 우리나라의 근간 산업인 농업을 활성화하고 싶습니다. 이로 인해 일자리 창출까지 가는 게 저의 목표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정부와 이야기할 의향이 있습니다. 아울러 해외로 수출할 계획도 있습니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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