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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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당사자가 들려주는 ‘진짜 조현병’ 이야기

조현병 포비아, 들어보셨나요? 조현병은 흔히 '정신분열증'으로 알려진 병인데요. 일종의 뇌 질병으로 지각이나 사고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 조현병 환자의 강력범죄가 언론 등을 통해 집중조명되며 조현병에 대한 편견이 더욱 심해졌죠.

하지만 실제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은 오히려 일반인들의 범죄율보다 한참 낮다고 합니다. 하지만 점점 퍼지는 공포심에 조현병 환자들을 전부 격리해 강제입원 시켜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가장 '쉬운' 해결방법입니다. 그러나 조현병 환자들은 강제입원만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뉴스포스트>가 만난 정기채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작년에 그가 낸 자서전 <내 살아온 이야기>는 담담하게 자신의 조현병 경력을 적고 있습니다. 기채씨는 조현병 환자들도 충분히 '병원 밖의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합니다.

기채씨는 어릴 적 가정과 학교 등에서 심한 학대를 당했습니다. 군생활을 시작하며 조울증이 왔고, 나중에는 조현병을 얻게 됐습니다.

기채씨가 표현한 정신병동은 '악몽'이었습니다. 처음 입원한 곳은 온 몸을 결박하고 교도소 같은 생활을 이어갔죠. 모든 병원이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근처 고향으로 병동을 옮긴 기채씨는 더 나은 치료를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치료환경이라고 해서, 사회에 적응하는 훈련을 시켜주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자살의 직전에서, 기채씨는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습니다. 대부분의 조현병 환자들이 이런 삶을 반복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사실 조현병 환자들은 너무나도 평범한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기채씨가 본 조현병 환자들은 다른 환우를 돕거나 병원 내 일손에 보탬이 되는,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따뜻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응 시스템'입니다. 병원에서 충분한 치료를 받고난 후, 사회에서 적응하며 살아가는 안전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기채씨가 제안하는 제도는 '피어서포트'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 도입한 이 제도는 당사자모임 등을 통해 지속적인 도움을 주는 활동입니다.

기채씨도 이 당사자모임을 통해 희망을 얻었습니다. 그가 빼곡한 자신의 자서전을 낸 것도 당사자 단체를 지원하는 S기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채씨는 "조현병이지만 충분히 잘 될 수 있어요"라고 말합니다. 기채씨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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