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등 "수년간 사고 끊이지 않는 롯데월드는 지옥월드...면밀히 조사해라" 촉구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최근 소상공인 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롯데월드가 또 구설수에 휘말렸다. 롯데월드에서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던 한 직원이 열사병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 그러나 롯데월드 측은 즉시 119 구급대를 부르지 않고 직원들 입단속에만 신경썼다는 증언이 나와 사고수습을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될 전망이다.

(사진=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사진=MBC 뉴스데스크 갈무리)

지난 13일 MBC 뉴스데스크는 롯데월드에서 인형탈을 쓰고 공연을 하던 황재영씨가 열사병으로 쓰러졌지만 회사 측이 119 구급대를 부르지 않고 직원들 입단속을 시켰다고 보도했다.

황 씨는 “호흡이 안 돼서 약간 비틀거리다 쓰러진 것으로 기억난다”며 “온도가 너무 뜨거워서 힘들었다”고 증언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변 직원들이 119에 연락하려고 하자 현장 감독은 “누워있으면 괜찮다”며 주변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황 씨는 직원들의 괜찮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고 맨바닥에 가쁜 숨을 몰아쉬며 경련 증상까지 보였다.

의식이 흐려지자 회사 측은 황 씨가 쓰러진지 1시간이 지난 후에 119에 신고 했다. 앞서 황 씨는 전날에도 쓰러져 회사 의무실에서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 측은 실내 온도를 26도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공연자들이 체감하는 온도는 다르다고 직원들은 토로했다.

여기에 인형탈을 쓰고 공연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휴식시간이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공연 직원 A씨는 “밥 먹을 시간도 거의 한 10분에서 15분 정도 밖에 없다”며 “준비 시간을 다 포함을 안 한 시간 같다”고 말했다. 이는 폭염 때 1시간 근무 중 15분 정도 휴식을 권장하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어긴 셈.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누리꾼들은 아르바이트 생의 목숨을 함부로 하는 것 아니냐며 격양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s**씨는 “롯데월드 가지 맙시다. 롯데는 기본교육부터가 잘못된 것 같아요. 직원이 쓰러졌는데 구급차를 못부르게 하다니”, ds***씨는 “이 더위에 아직도 인형탈 알바가 있나요? 상식적으로 안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swer***씨는 “롯데월드에서 오래 일했던 사람이다. 애초에 캐스트 되기 전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 교육을 받는 과정에서부터 응급 상황시 절대 119에 전화하지 말라고 교육받는다. 분위기가 어수선해질 수 있으니 롯데월드 전용 의료 담당부서로 연락하라고 교육한다. 사건이 터지면 매니저가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도 “롯데월드 조사를 촉구하는 바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청원자는 “롯데월드는 수 년간 몇가지 사고들이 있었다. 이번 알바생 사건 이전 혜성특급 사망사고도 119에 즉시 신고를 했으면 구조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즐거움을 함께하기 위해 놀러가는 테마파크가 어떤 이들에겐 고통스러운 대우를 받는 지옥같은 곳이 되버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롯데월드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쓰러진 직원에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방치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퍼레이드를 도는 도중 황 씨가 주저앉았고 근처에 있던 의무실로 이동했다”며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 정상 수치였고 의무실에 있던 간호사는 물을 마시고 휴식을 취하면 될 것 같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안정이 된 후 연기자 대기실로 이동해 휴식을 취하는 도중 호흡이 가빠지고 상태가 안좋아지는 것 같아 즉시 119를 불렀고, 응급실에서는 검사 이후 이상이 없다는 판단에 바로 퇴원 했고, 그날 조퇴 처리를 했다”고 덧붙였다.

현장 감독의 은폐 의혹 부분에 대해서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며 “처음 조치를 할 때 환자 상태에 따라 조치를 취한 것 뿐이며 보도된 대로 이야기했으면 119를 부르지도 않았던 상황이었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폭염 속 직원들의 휴식시간 보장과 관련해서는 “공연자들은 1시간~1시간 반 텀으로 하루 4~5회(25분) 정도 공연을 한다”라며 “점심시간도 10분~15분은 말이 안된다. 식당까지 가는 것만 그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내 온도는 26도로 유지되지만 연기자들을 내보낼 때 이온음료도 마시고, 얼음조끼도 입는 등 직원들 관리에 힘쓰고 있다”며 “폭염 속에서 연기자들을 각별히 신경쓰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스럽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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