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긴급안전진단 운행, 매장은 국토부 선정 ‘가장 안전한 차’ 문구로 홍보
14일 국토부 ‘운행정지명령’ 조치, 진단 참여율 74.4%

[뉴스포스트=안신혜 기자] ‘국토부 선정 2017 가장 안전한 차’.

BMW 매장에 붙어있는 문구다. 계속되는 화재로 ‘자고나면 불’이라는 오명을 얻은 BMW지만, 매장에서는 국토부 선정 ‘가장 안전한 차’ 마케팅을 계속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BMW매장에 붙어있는 문구=안신혜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한 BMW매장에 붙어있는 문구=안신혜 기자)

BMW는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관 신차안전도 평가 ‘KNCAP(Kor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에서도 역대 최고점수인 99.1점을 받기도 했다. 특히 당시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된 모델은 ‘520d’다. 520d는 지난해 국내에서 9688대가 판매된 BMW의 효자제품이지만, 이번 리콜 차량의 대표격으로 전락했다. 520d는 지난해 9688대가 팔리며 2년 연속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대규모 리콜 중에도 올해도 1월부터 7월까지 7229대가 팔려, 판매 1위를 유지했다.

BMW는 ‘EGR(배기가스순환장치)’ 등 아직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M3 등 리콜대상이 아닌 차량도 운행 중 화재로 전소된 상황에서 BMW 매장에서는 위와 같은 문구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폭스바겐 디젤게이트와는 달리 당장 목숨과 직결되는 위협을 느끼고 있는 소비자들의 불안함과 대치된다는 지적이다.

BMW 520d는 지난해 안전도 종합등급별 평과 결과 최고점 99.1점을 받아 1등급에 선정됐다. 불과 1년 만에 화재 위험의 오명을 얻게 된 520d 모델이 안전도 평가에서 고득점을 얻은 이유는 평가 기준이 충돌안전성, 보행자 안전성, 사고예방안전성에 국한됐기 때문이다. 520d 모델은 충돌안전성에서 60점으로 100%, 보행자 안전성에서 23.2점으로 92.8%, 사고예방안전성에서 13.9점으로 92.7%를 받았다.

그러나 BMW매장에서는 ‘국토부 선정 2017 가장 안전한 차’라는 문구가 있어, 국토부의 ‘안전한 차’ 기준의 공신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BMW 관계자는 “국토부의 안전도평가는 ‘충돌안전성’ 등의 기준으로 실시됐다”며 “아직까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하거나 결정된 것은 없지만, 현재 분위기에 따라서 홍보문구 스티커 부착은 다시 생각해 봐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MW 코오롱모터스 교대서비스센터에서 긴급안전진단을 위해 차량이 들어가는 모습=안신혜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MW 코오롱모터스 교대서비스센터에서 긴급안전진단을 위해 차량이 들어가는 모습=안신혜 기자)

안전함을 내세우며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의 매장과는 달리 24시간 ‘긴급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서비스센터는 분주했다.

지난 13일 오후 5시 차량이 많지 않은 시간임에도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MW 코오롱모터스 교대서비스센터는 바쁘게 돌아갔다. 본지가 서비스센터 정문을 살피는 5분 동안에도 2대의 차량이 내부로 들어갔다. 2대 모두 520d 차량.

사안이 민감한 만큼 서비스센터 내부에서는 냉랭한 분위기가 맴돌았다. 센터 직원에게는 ‘해당 사안에 대해서는 지점장에게 문의해야 하지만 현재 지점장은 자리를 비우고 없다’는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지난 13일 기준 BMW 520d 등 리콜 대상 42개 차종 10만6317대 중 7만9071대, 74.4%가 긴급안전진단을 받기 위해 BMW 서비스센터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BMW 서비스센터에서는 24시간 긴급안전진단으로 인해 일부 센터에서는 지점장도 점검 과정에 참여할 만큼 일손이 절실한 상황이다.

BMW 관계자는 “현재 영업사원까지 긴급안전진단에 동원되고 있다. 당초 14일까지 진단 기한을 뒀지만, 많은 차량이 밀려들고 있는 만큼 14일 이후에도 24시간 긴급안전진단은 지속될 예정이다”며 “휴가기간도 겹쳐 아직 서비스센터를 찾지 않는 차주도 많아 현재 각 대상 차주에게 개별적으로 연락하며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MW 코오롱모터스 교대서비스센터=안신혜 기자)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BMW 코오롱모터스 교대서비스센터=안신혜 기자)

그럼에도 아직 2만7246대, 리콜차량의 25.6%가 긴급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14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까지 안전진단을 받지 못한 대상 BMW 차량들에 대해 운행정지 처분을 내리기로 결정했다.

김 장관은 14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긴급브리핑을 통해 ‘BMW 차량 운행정지 결정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3일 자정 기준으로 진단을 받지 않은 차량 2만7246대 차량소유자는 점검명령이 발동된 이후 안전진단을 위한 목적 이외에는 운행이 제한될 예정이다.

국토부는 처벌이 목적이 아닌 진단을 빨리 받게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지자체 교통국장 회의를 통해 각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정비명령서와 운행정지명령서는 각 시·군·구청장이 차주에게 등기우편으로 보내며, 차량 소유자에게 도달하는 즉시 명령 효력이 발생한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