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김정은 면담 유력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보름 넘게 공개활동을 자제했던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절단 방북 직전의 시점이다.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주규창 고문의 서거에 영구를 찾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사진=노동신문)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주규창 고문의 서거에 영구를 찾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사진=노동신문)

5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김 위원장이 최근 사망한 전 노동당 기계공업부(현 군수공업부) 부장의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고 전했다. 또다른 관영매체인 노동신문도 어두운 표정으로 빈소를 찾은 김 위원장의 사진을 1면에 실었다.

이날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수석대표로 한 5인의 대북특사단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어서 김 위원장의 행보는 특히 주목된다. 김 위원장의 노동자 빈소 방문이 주변국에 전하는 대외메시지는 아니지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인 상황에서 외부활동을 자제하다가 갑자기 활동을 시작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대북특사단을 만나 대외 메시지를 낼 것인지 주목된다. 아직 공식적인 언급은 없지만 특사단은 김 위원장을 만난 것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평양 순항공항에 도착한 특사단은 리선권 조평통 위원장의 영접을 받았다. 이후 고려호텔로 이동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 위원장과 20분간 사전환담을 나눴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은 사전환담 중간에 자리를 떠났는데, 사단과 회담 중에 이석하는 행동은 매우 이례적으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에 대화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움직인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된다.

이어서 10시22분 특사단 일행은 공식면담을 위해 다른 장소로 이동했다. 청와대는 특사단의 ‘공식면담’을 누구와, 어디서 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김 위원장을 만났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장 유력해 보인다.

평양으로 떠나는 대북특사단. (사진=뉴시스)
평양으로 떠나는 대북특사단. (사진=뉴시스)

여기에 백악관도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특사단이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확인해줬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전날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전화통화를 설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평양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을 위해 특사단과 보낸다는 사실과 이 만남에서 전달할 내용의 개요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한편, 문 대통령의 ‘친서’를 갖고 방북한 특사단이 김 위원장의 답신을 받아올 지도 주목된다. 비핵화 협상이 교착국면에 접어든 상태에서 이달 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부장관의 4차 방북이 무산된 이후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특사단을 통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날 정 안보실장은 “이번 방문을 통해 북측과 남북관계 발전,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방안에 대해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가지고 9월 중 평양에서 열리기로 남북 간에 합의한 남북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일정과 의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며 “금년 중 종전선언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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