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문정인 청와대 외교안보 특보가 ‘참전용사’와 조우했다.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평화의 규칙’ 북콘서트장에서다.

(사진=김혜선 기자)
(사진=김혜선 기자)

이날 북콘서트는 문 특보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담집인 ‘평화의 규칙’을 주제로 진행됐다. 진정한 평화는 지도자의 외교적 결단이 아닌, 시민들이 평화의 마음을 갖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행사 도중에 ‘불청객’이 뛰어들었다. 자신을 베트남 참전용사로 밝힌 한 방청객이 “통일을 이야기하지 않고 평화만 찾을 수 있느냐”며 소란을 피운 것. 주변 방청객들의 만류에도 이 방청객은 “미중관계가 악화됐는데 남북이 온전할 수 있을 것 같나. 중국이 핵폐기 원하겠나”라며 고함을 질렀다.

행사 관계자들이 제지하려 하자, 문 특보는 이를 만류하고 해당 방청객에게 차분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통일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것”이라면서 “북에서 이야기하는 ‘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두 체제, 두 지방정부’는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강화한 낮은 단계의 연방제다. 이런 통일모델도 있는데 전부 하나의 주권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특보는 지난 1989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제시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예로 들었다.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단계와 남북연합 단계의 중간과정을 거쳐 궁극적으로 1민족 1국가의 통일국가를 완성해 나가는 과정을 상정하고 있는 내용이다.

문 특보는 “3단계의 통일과정이 있는데, 최종은 단일민족 국가다. 1단계는 교류, 2단계는 남북연합인데, 2단계는 ‘하나의 민족 두 개의 국가’로 유럽연합처럼 사실상의 통일로 본다. 단일민족이든 낮은단계든 전부 ‘법률상 통일’이다”면서 “(이렇게)남북 통일이 되면 전쟁은 없다. 전쟁은 주권국가 사이의 분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기본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평화 없는 통일은 허상’이라는 것이다. 먼저 평화를 만들고, 남북의 이질성을 극복한 뒤 사실상 통일하자는 것”이라면서 “먼저 평화가 있고, 그다음에 통일이 온다. 진짜 통일이 오면 영원한 평화가 올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사진=김혜선 기자)
(사진=김혜선 기자)

한편, 문 특보는 지난 5일 대북특사단의 방북성과에 대해 “100%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 특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해줬다. 상당히 의미가 있다”면서 “결국 판문점 선언을 이행하는 문제가 중요하다. (그런데) 오히려 북한에서 (군사긴장 완화에) 더 적극적으로 이야기했다. 상당히 바람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일각에서) 북한의 핵무기를 주장하는데, 확전될 때 시작은 비무장지대와 서해 쪽(NLL)에서 재래식 무기의 군사충돌이 일어나고, 이것이 통제가 안 되면 핵전쟁이 일어난다”며 “그런 이유로 핵무기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재래식 충돌을 막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북특사다의 성과는 판문점선언 합의를 실행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재확인해줬고, 가을 정상회담도 날짜를 잡았다. 공동연락사무소는 8월 개소하지 못했지만, 현재 구체적인 날짜를 밝히긴 어렵지만 날짜가 확정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 학생들과 남한 학생들의 문화교류에 대한 질문에서는 “김일성대 학생들이 서울새 학생들에게 교류하자고 제안한 상태다. 북측에서 적극적으로 교류를 원하고 있다. 이제 3차 정상회담이 열리면 봇물터지듯 남북교류가 이뤄질 것이고, 청년교류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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