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고용쇼크’ 논란에도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2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고용의 질이 좋아졌다’고 주장하지만, 국내 고용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지난 9일 고용노동부는 ‘고용행정 통계로 본 8월 노동시장 동향’을 통해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321만2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36만1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지난 2016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보건복지 업종이 7만8,600명(5.6%)으로 피보험자가 가장 많이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도소매업(4.0%, 5만9000명)과 숙박음식업(7.9%, 4만4000명)도 고용보험 피보험자가 크게 늘었다.

이 같은 결과는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고용동향’에서는 정반대다.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도소매업 근로자는 전년 동월 대비 3만8000명 줄었고, 숙박음식업 역시 4만2000명 감소했다.

왜 이렇게 다를까? 먼저 두 통계의 ‘모집단’에서 차이가 있다. 고용보험 통계는 일용직 근로자나 자영업자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 등은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 통계청 고용동향은 표본 조사를 통해 상용직과 임시직, 일용직, 자영업자 등을 모두 포함해 조사한다.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이 고용보험 가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종이기 때문에, 국내 고용동향을 파악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도소매업의 고용보험 가입률은 87.5%, 숙박음식업은 64.3%다.

결국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고용 상황을 파악하려면 통계청 고용동향 지표를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고용동향 지표에는 고용보험 피보험자인 ‘상용직’ 근로자의 증가까지 포함해 발표된다. 지난달 고용동향에 자료에는 상용직이 전년동월대비 27만2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왔다. 상용직 증가 추세는 통계청 고용동향이나 고용보험 통계나 비슷하다.

종합하면 현재 ‘고용쇼크’ 논란은 고용보험 울타리 밖의 ‘열악한 일자리’가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제조업 부진으로 인한 조선·자동차 구조조정, 생산가능 인구의 빠른 감소세 등 우리나라의 고질적인 경제의 구조적 문제도 가세했다.

한편, 지난달 구직급여 지급액은 6,158억원으로, 작년 8월(4,708억원)보다 30.8% 증가했다. 구직급여 지급액은 고용보험에 가입된 근로자가 실직했을 경우 지급하는 재취업 지원금이다. 윤영귀 고용부 고용지원실업급여과장은 “사회안전망 강화로 실업급여 지급대상자인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가 지속 증가했고, 조선ㆍ자동차 등 일부 제조업 구조조정으로 신규 신청자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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