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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의 거짓말③] 8월 고용통계가 말해주는 것
[통계의 거짓말③] 8월 고용통계가 말해주는 것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8.09.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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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 12일 통계청이 8월 고용통계를 발표한 이후 암울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현 고용상황을 설명하는 단어도 ‘고용참사’, ‘고용쇼크’ 등 살벌한 수준이다. 이같은 혹평은 ‘취업자 수 증가폭’과 ‘실업자 수’ 등을 근거로 했다. 지난달 취업자수는 단 3천여명이 증가한 반면, 실업자 수는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인 113만3천여명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그동안 정부와 청와대는 인구 증가율 감소 등을 이유로 고용통계를 해석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여기에 ‘고용률’은 상당히 견조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은 지난달 22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회의에서 “전체 고용을 취업자의 수의 증감으로만 따지는 경우는 국제적으로 많지 않다”면서 “고용률이 매우 중요한 지표”라고 말했다. 또 고용감소에 대해서는 “구조적, 인구적, 경기적 요인 중 인구적 요인이 너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지난 7월 취업자 수 증가폭의 급격한 위축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주장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인구구조 변화와 경기 상황 외에도 산업경쟁력 저하 및 이에 따른 구조조정,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도입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다만 (최저임금 인상 등이) 어느 정도까지 고용 악화에 영향을 줬다고 딱 잘라 말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누구의 설명이 맞을까? 답은 ‘어떤 통계를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현재의 고용상태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완전한’ 지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하나의 지표로 현 고용상황을 해석하는 것보다 각종 보조지표를 활용해 종합적으로 국내 고용상황을 판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취업자 증가폭의 착시

가장 비판받은 지표는 취업자 증가폭이다. 일반적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20~30만명씩 늘어왔지만, 최근 두달 간에는 7월 5천여명, 8월 3천여명으로 매우 급격하게 떨어졌다. 올해 초부터도 취업자 증가폭은 연속 10만명대에 머무르는 등 부진한 성적을 이어왔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폭은 ‘새로 고용된 사람’의 숫자만 계산한 수치일 뿐, 전체 일자리 증감을 나타내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올해부터는 인구 증가율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에 취업자 증가폭으로 고용수준을 판단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인구 수 자체가 줄어들어 취업자 증가폭도 둔화되기 때문.

실제로 올해 8월 15세 이상 인구수는 24만4천여명이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달 15세 이상 인구수 증가는 32만7천명, 2016년도 8월 15세 이상 인구수 증가는 37만8천명이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10만명 이상 확 떨어진 수치다.

경제활동인구인 15세~65세 인구 증가도 올해부터 확연히 떨어진다. 올해 8월 경제활동인구수는 전년동월대비 13만6천명에 그쳤다. 지난해는 21만6천명이, 2016년에는 46만명이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대폭 쪼그라든 셈이다.

인구증가율 감소가 주는 또다른 착시가 있다. 바로 ‘고용률’이다. 고용률(OECD 기준)은 15세~64세 인구수를 분모로, 취업자수를 분자로 해서 추산하기 때문에, 인구증가율이 감소하면 취업자수가 늘어나지 않아도 고용률이 유지되는 마법이 일어난다. 때문에 ‘고용률이 견조하다’는 정부의 주장도 ‘착시’일 가능성이 있다.

계절조정

고용지표를 해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전년동월대비’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업률, 고용율 등 지표가 계절적인 요인에 따라 변하기 때문인데, 예를 들어 대학교 졸업 시즌인 2월과 3월에는 구직자가 늘어나 실업률이 높아진다.

8월 고용률(OECD 기준)은 10년 전인 2008년(63.8%)에 2016년과 2017년 각 66.4%, 66.8%로 상당히 올랐다. 다만 지난해는 ‘역대 고용률 1위’라는 기저효과 때문에 올해는 이보다 낮은 66.5%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올해 고용률은 최근 3년간에 비해 크게 나쁘지 않은 수준을 보인다. 오히려 올해 초 고용률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고, 6~7월을 기점으로 하락하는 일반적인 그래프를 보인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다만 실업률의 경우 계절 요인을 고려하더라도 예년에 비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8월 실업률은 4.0%로 전년동월 대비 0.4%p 높아졌다. 지난 10년(2008~2017년)간 8월 실업률 평균은 3.3%로 올해 높은 편이다. 최근 3년간 실업률 추이를 보더라도 8월 실업률이 도드라지게 늘어난 것이 보인다.

(자료=통계청)
(자료=통계청)

특히 최근 인구증가폭이 둔화됐는데도 실업률이 높아지는 것은 실제 일자리가 감소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실업률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구직이 활발해 질수록 상승하는 경향이 있는데, 경제활동에 뛰어드는 인구 증가 자체가 줄어드는데도 지난달 실업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현재의 고용상황이 특별히 '최저임금' 때문인지는 확정지을 수 없다는 게 청와대의 주장이다. 청와대에는 '종업원이 없는 자영업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에 주목한다. 이 밖에 조선업·자동차 등 경기 부진,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주장이다.

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 우리 경제의 체질이 바뀌면서 수반되는 통증"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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