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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잔혹史②] 쌍용차사태 9년만에 마침표..."사법농단 과제 남아"
[노동잔혹史②] 쌍용차사태 9년만에 마침표..."사법농단 과제 남아"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8.09.14 1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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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체적인 국가 폭력...9년 간 30명 사망
해고자 119명 복직..."아직 문제 남았다"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한국 사회에서 '노사 갈등'의 상징적인 사건으로 대변되는 일명 '쌍용차 사태'가 9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14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과 해고자 복직 합의서를 발표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14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과 해고자 복직 합의서를 발표했다. (사진=이별님 기자)

14일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문성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 광화문 대회의실에서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 홍봉석 쌍용자동차 노조위원장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쌍용자동차 해직 노동자 119명을 전원 복직하기로 노사가 합의했다는 합의서가 발표됐다.

복직 합의서에 따르면 사측은 복직 대상 해고자를 올해 말까지 60% 채용하고, 나머지 해고자들을 내년 상반기까지 단계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또 내년 상반기 복직 대상자 중 부서 배치를 받지 못한 사람에 대해서는 내년 7월 1일부터 무급 휴직으로 전환하고, 늦어도 2019년 말까지는 부서 배치를 완료해야 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무급휴직자들을 대상으로 교육 훈련 등을 실시할 수 있도록 추진해야 한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회사를 대상으로 한 2009년 구조조정과 관련한 일체의 집회나 농성을 중단하고, 현수막이나 시설을 자진 철거해야 한다. 다만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는 국가 차원의 사과와 경찰의 손해배상 가압류 철회가 이뤄질 때 철거한다.

문 위원장은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합의서가 발표되자 눈물을 참지 못했다. 그는 "해고 노동자들이 쌍용자동차와 노사관계를 살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해고자뿐만 아니라 9년 동안 가정을 지켜주신 가족분들에게도 정부를 대신해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울먹였다.

서울시청 대한문 인근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희생 노동자 분향소. (사진=이별님 기자)
서울시청 대한문 인근에 마련된 쌍용자동차 희생 노동자 분향소. (사진=이별님 기자)

아물지 않은 상처 '2009 쌍용차 사태'

'쌍용차 사태'는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가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이유로 노동자 2,646명을 구조조정 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부터 촉발됐다.

사측의 결정에 쌍용자동차 노조는 구조조정에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총파업과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해 8월 경찰은 농성을 시작한 노동자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해 사태가 악화됐다.

지난달 발표된 경찰청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9년 8월 진행된 쌍용자동차 노조 진압 작전에는 최루액만 약 20만 리터가 사용됐다. 이때 경찰 헬기는 공장 옥상 위에서 노조원들을 진압하는 '살수차' 역할을 하기도 했다.

심지어 경찰 특공대가 쌍용자동차 공장에 투입되기도 했다. 특공대원 80여 명은 테러 진압 장비인 테이저건 등을 장착하고, 노조원들을 방패와 소화기로 마구 치는 등 무차별적인 폭력을 가했다.

이 같은 불법적인 강경 진압 때문에 당시 부상자만 무려 100여 명에 달했다. 아울러 노조원들 상당수는 진압 작전 이후 심각한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었다.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는 강경 진압을 최종 승인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현오 당시 경기 경찰청장이 강제 진압을 반대하던 강희락 경찰청장의 지시를 건너뛰고 직접 청와대의 승인을 받았다.

1년 뒤 해고 노동자 156명은 해고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지만, 2심 재판부가 원심을 깨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은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원심 파기환송 판결을 내렸다.

2015년 말 해고 노동자들 일부를 단계적으로 복직시키기로 합의했다. 현재까지 45명만 복직되고, 119명이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상황이었다.

9년간 이어진 '쌍용차 사태'에서 해고 노동자들이 30명이나 사망하는 비극이 일어났다. 해고 노동자 배우자 4명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지난 6월에는 노조원 김주중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전원 복직 합의가 이루어지기 불과 3달 전의 일이다.

14일 쌍용자동차 희생 노동자 분향소 인근에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14일 쌍용자동차 희생 노동자 분향소 인근에 마련된 기자회견에서 김득중 민주노총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게 있습니다"

'노사 갈등'의 상징적인 사건이 돼버린 쌍용차 사태는 한국 사회에 커다란 아픔과 깊은 상처를 낳았다. 전원 복직이라는 성과가 9년 만에 나왔지만, 여전히 해결 과제는 남아있다.

쌍용차 복직 합의 기자회견을 마친 김 지부장은 같은 날 오전 11시 대한문 인근 쌍용차 사태 희생자 분향소 앞에 마련된 긴급 기자회견에 참석해 해결되지 않은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김 지부장은 "제2·제3의 쌍용차 사태가 너무 많은데, 아무 관심도 못 받고 긴 시간 싸우는 노동자들이 있다"며 "양천구 목동에서 75m 고공농성을 이어가는 파인텍지회 노동자들, 12년째 싸우는 콜트콜텍 해고자들,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 노동자들 등에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와는 달리 현재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해고 노동자 문제가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김 지부장은 또 국가가 쌍용차 사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가는 2009년 강경 진압 당시 발생한 손해 16억 원을 노조원에 배상하라고 소송한 바 있다. 1심과 2심은 모두 국가의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현재까지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김 지부장은 해고 노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참혹한 강경 진압에 대해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언급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의혹도 해결되지 못한 과제다. 2014년 해고 노동자 153명이 낸 해고 무효소송에서 해고를 무효라고 판결한 원심을 파기 환송한 3심 재판은 양 전 대법원장의 작품이다.

김 지부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양 전 대법원장의 재판 거래 문제에 대한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고, 누구도 이 문제와 관련해 책임지고 처벌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과 노조가 남아있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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