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파격’ 연속 남북정상회담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 성의와 마음을 보인 숙소고 일정이니 우리 마음을 받아주셨으면 좋겠습네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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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넨 말이다. 김 위원장의 이 같은 표현은 2018 평양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얼마나 극진한 예우 속에 진행됐는지 보여줬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께서 새삼 많은 나라를 돌아보시는데,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우리 숙소는 초라하지요”라며 “판문점 (2차 회담에서)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제대로 된 영접을 못하고 식사 한끼 대접을 못해 늘 가슴에 걸리고 오늘을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최고의 숙소이고 최고의 일정이다”라고 화답했다.

실제로 첫날 정상회담 일정은 ‘최초’와 ‘파격’의 연속이었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정상회담 각종 행사에서 진행된 의전에 대해 “오늘 남북관계에서 처음 있는 일들이 많았다”며 “외국 정상회담 사례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환대”라고 표현했다.

우선 김 위원장은 중국 북경과 싱가포르, 판문점 등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적은 있지만 그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해 받은 환대는 이례적일 정도로 성대하게 치러졌다.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가 공항에 나와 직접 문 대통령 내외를 맞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00년, 2007년에 열린 평양정상회담 당시에는 북측 최고지도자만이 나와 환영했을 뿐, ‘퍼스트 레이디’ 영접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조선인민군 육군·해군·항공 및 반항공군 명예위병대를 사열한 것도 국빈급 예우다. 이날 인민군은 21발의 예포를 발사해 이목을 끌었다.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에서 인민군 사열행사는 종종 있었지만, 예포는 생략됐었다.

공항 환영식에 깔린 음악도 ‘최고 예우’를 위한 디테일이 숨어있었다. 이날 공항 환영식 음악은 북측에서 최고지도자 행사 시 사용하는 의전곡으로 알려졌다.

공항 환영식 이후에는 남북정상 최초로 평양도로, 3대혁명전시관, 영생탑, 려명거리, 금수산태양궁전 등 평양 시내 ‘랜드마크’를 도는 카퍼레이드를 가졌다. 앞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방북 당시에는 경호를 이유로 남측에서 카퍼레이드를 반대했고, 2007년 노무현 대통령 방북 당시에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닌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카퍼레이드를 한 바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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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퍼레이드 행사에서도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깍듯이 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초 다른 차량에 탑승했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카퍼레이드 중간부터 같은 차량에 탑승했는데, 이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 ‘상석’인 오른쪽 뒷좌석을 양보했다. 백화원영빈관에 도착해서도 김 위원장은 재빨리 차에서 내려 문 대통령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편, 평양 도로가에 모인 수만명의 평양 시민들은 ‘조국통일’ ‘평화번영’ ‘환영’ 등을 외치며 문 대통령을 환영했다. 일부 평양 시민들은 정상들이 탑승한 차가 다가오자 도로 앞까지 달려나가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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