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이진성 헌법재판관 등 5명의 헌법재판관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동시에 퇴임했다.

19일 퇴임하는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및 4명의 헌법재판관 내외가 퇴임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및 4명의 헌법재판관 내외가 퇴임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19일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대강당에서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김이수, 김창종, 안창호, 강일원 헌법재판관의 퇴임식을 진행했다.

이날 이 소장은 퇴임사를 통해 헌법재판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그는 "헌법재판의 독립성에 대한 반석 같은 신념을 더욱 강고하게 가져달라"며 "독립성을 바탕으로 불완전한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나침반 역할이 돼달라"고 주문했다.

김창종 재판관은 "지난 6년간 1만 3009건의 접수 건수가 있었는데, 그중 3,215건을 전원재판부에서 종결했다"며 "제가 주심으로 처리한 사건이 1,671건이다. 사건 수가 이처럼 많은 것을 보면 국민들이 얼마나 헌법재판을 통한 기본권 보장을 열망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안창호 재판관은 "제게는 꿈이 있다"며 국민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도덕적·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국가공동체, 공포와 결핍에서 벗어나는 북한 등이 되는 것이 꿈이라고 전했다.

강일원 재판관은 "우리 헌재가 아시아 최고"라면서도 "세계 최고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선진국보다 적은 기본권을 누릴 이유가 없다며 "자유, 평등, 정의를 추구하고 실현하는 데는 우리와 공동체의 의지 하나만 있으면 된다"고 당부했다.

Mr. 소수의견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판결을 내렸던 김이수 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과 통합진보당 해산과 같은 헌재 사상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재판관은 "헌재가 소수자를 배려하고, 사회적 약자의 안전망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회고해보면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며 "한국 사회에서 입지가 미약했던 진보정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고뇌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 당시 헌재에서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그는 "대통령 탄핵 사건의 변론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팽팽한 긴장의 시간도 있었다"며 "그밖에 다른 사건들에서도 저의 능력 한계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퇴임 재판관 중 유일하게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언급했다.

이어 "아직도 우리 사회는 차별과 편견 그리고 소외로 인해 그늘진 곳이 있다"며 "헌법의 따듯한 기운이 어둡고 그늘진 곳에도 고루 퍼져나가 이 나라가 더욱 건강하게 발전하길 간절히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각에서는 헌법재판관 5인이 동시에 퇴임하면서 생기는 공백기를 우려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부터 사상 초유의 4인 재판관 체제가 됐다. 이 때문에 새 헌법재판관 인선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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