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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즐길 여유 없다"...'명절포비아' 직장인 늘어
"추석 즐길 여유 없다"...'명절포비아' 직장인 늘어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8.09.24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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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은 적어도 현재 대한민국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추석 연휴를 맞아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들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는 명절의 풍경은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제는 과거의 것이 됐다.

명절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이들은 가사노동을 도맡는 주부들뿐만이 아니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명절은 스트레스가 아니라 일종의 공포, 즉 '포비아'로 다가오고 있다.

서울시 구로구에서 직장을 다니는 A(29세·여)는 수년째 명절만 되면 자발적으로 근무하겠다고 나선다. A씨는 "명절 때 즐거웠던 기억이 많지 않다"며 "차라리 일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이 꿀 같은 연휴를 반납할 만큼 명절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추석과 관련한 몇 가지 통계를 보면 정답을 알 수 있다.

(표=잡코리아 제공)
(표=잡코리아 제공)

올 추석 직장인 예상경비 40만 원

직장인들이 명절을 두려워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경기 불황이다. 경기가 어렵지만, 명절 지출량은 변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이 크다는 이야기다.

취업 포털 사이트 잡코리아가 지난 13일 직장인 1,889명을 대상으로 올해 추석 예상경비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명절 평균 지출비용은 무려 40만 7천 원이다.

이는 지난해 잡코리아가 실시한 동일 조사 결과 48만 4천 원에 비하면 7만 7천 원이 줄어든 수준이지만, 여전히 직장인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액수다.

특히 기혼 직장인의 경우 올해 추석 예상경비가 51만 3천 원으로 미혼 직장인의 추석 예상경비 28만 8천 원보다 약 두 배 이상 많다.

직장인들이 추석에 사용하는 경비 중 가장 부담스러워하는 항목은 '부모님 및 친지 용돈'(52.2%)다. 그 밖에도 '부모님 및 지인 선물 비용'(12.2%), '외식 및 여가 등의 추가 지출'(11.8%), '차례상 및 명절 음식 준비 비용'(11.4%), '교통비'(11.4%)가 있다.

명절 쉬면 밀린 업무는 어떡하나

직장인들의 과도한 업무량 역시 '명절 포비아'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이번 명절은 주말과 대체휴일을 합하면 무려 5일이나 쉴 수 있다. 하지만 일주일에 맞먹는 휴일은 바쁜 직장인들에게는 도리어 부담으로 돌아온다.

미디어윌이 운영하는 벼룩시장구인구직이 지난 12일 직장인 77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명절 연휴 출근을 하고 싶다고 대답한 응답자 53.1% 중 9.7%는 연휴 후 밀려있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 추석 때 출근을 하고 싶다고 답했다.

밀린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집안일 스트레스'(32.5%)와 '경제적 부담'(29.1%), '가족 모임 부담'(26.7%)에 이어 명절에 근무하고 싶어 하는 이유 4위에 올랐다.

실제로 서울 마포구 인근 직장을 다니는 B씨(26)씨는 "이달 말까지 끝내야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추석이 월말을 끼고 있어 매우 곤란해졌다"며 "할 일이 태산인데 강제로 쉬게 하니 연휴가 연휴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사진=뉴스포스트 DB)
(사진=뉴스포스트 DB)

추석 연휴마저도 그림의 떡

한편 추석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직장인은 무려 50%가 넘는다. 지난 1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조합원 9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발표한 설문 조사에서 모든 연휴를 쉰다고 답한 이는 48.8%에 불과했다.

'4일 쉰다'는 응답은 14.8%, '3일 쉰다'는 응답은 6.8%, '2일 쉰다'는 9.1%, '하루 쉰다'는 5.4%이다. 하루도 못 쉬는 노동자는 무려 15.1%로 모든 연휴를 쉬는 노동자 다음으로 많았다.

하루도 쉬지 못하는 경우를 직종별로 보면 운수업과 서비스·유통업에서 높게 나타났다. 운수업의 경우 37.9%가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고, 서비스·유통업이 24.2%로 뒤를 이었다. 

누구는 쉬고 누구는 쉬지 못하는 추석 연휴에 대해 노동자들은 '이럴 거면 차라리 명절이 없는 게 낫다'고 토로한다. 서울 일대에서 유통업에 종사하는 C(36)씨는 "명절에 하루도 쉬지 못한다"며 "이럴 거면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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