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오는 18일 열리는 문화체육관광부 게임 분야 국정감사는 유독 썰렁할 전망이다. 국내 대형 게임 3사 중 유일하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만 증인으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소식에 엔씨소프트의 주가 역시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리니지M’의 과금·사행성 조장 논란으로 이번 국정감사 증인대에 ‘홀로’ 서게 된 만큼,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진행될 국감을 적지 않은 부담감 속에서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시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사진=뉴시스)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국정감사 게임분야 증인으로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장병규 블루홀 의장, 민경환 구글코리아 상무 등을 채택해 소환하기로 했다. 

그 중에서도 김택진 대표에게는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질의가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엔씨소프트 대표작인 ‘리니지M’이 확률형 아이템 판매로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있어왔기 때문이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 내에서 이용자에게 유료로 판매되는 게임 아이템 중 하나로, 게임 회사에서 정한 확률에 따라 이용자가 확률형 아이템을 구입하기 위해 투입한 가치보다 더 높거나 낮은 게임 아이템이 지급된다. 이 때문에 게임사들은 확률에 의존해 결제를 유도하는 등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국감 증인 명단에 김 대표의 이름을 올린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확률형 아이템은 도박”이라며 정부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일부 정치권에서는 게임아이템의 확률 정보를 모두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중이다.

소비자 주머니 털어 실적 향상?

엔씨소프트가 과금·사행성 조장 논란과 관련 더 많은 비판을 받는 이유는 실적 때문이기도 하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2분기 매출은 4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355% 늘어난 140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에서 리니지M 등 모바일게임이 차지하는 매출은 2099억원으로 전체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리니지M은 출시 첫날부터 매출 107억원, 2주 후 매출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4156억원을 기록하며 앱 매출 1위를 달성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이 확률형 아이템을 통해 소비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달성한 것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리니지M에서 좋은 아이템을 뽑을 확률이 ‘극악’에 가깝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사에서 공개한 확률표에 따르면 가장 희귀한 아이템을 뽑을 확률은 0.0001% 정도로, 이는 100만번을 뽑아야 1번 나오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 지난 2017년 9월 JTBC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의 사행성 논란에 대해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JTBC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아이템은 정말 싸게 뽑은 사람은 2000만원에서 3000만원 정도”, “돈을 1000만원 했는데도 무과금(돈을 안 쓴) 유저랑 똑같아져 자살까지 생각났다”는 등의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한편, 김택진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국내 게임업계 ‘빅3’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넥슨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는 올해 국감 증인에서 제외됐다. 

방준혁 의장의 경우 지난해 있었던 야근 논란에 대한 대책으로 올해 초부터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면서 특별한 노동이슈는 없었고, 김정주 대표 역시 뇌물 스캔들에 대한 무죄 판결, 1000억원대 기부, 기업 자녀승계 거부 등 이미지를 개선한 점이 정치권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데 한몫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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