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수백여명의 사상자를 낳은 라오스 세피안-세남노이 댐 붕괴 사고가 SK건설의 무리한 댐 설계 변경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댐 운영을 맡은 서부발전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보조댐 높이가 일괄 ‘6.5m’ 낮아졌다는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과는 정 반대의 입장이어서 진실공방이 예상된다.

SK건설의 라오스댐 프로젝트 실행계획 집중경영회의 문건. (사진=김경협 의원실 제공)
SK건설의 라오스댐 프로젝트 실행계획 집중경영회의 문건. (사진=김경협 의원실 제공)

17일 라오스댐 관련 사업을 잘 아는 서부발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시행사인 PNPC에서 전달받기로는 기본설계와 대비해 실시설계의 오차가 거의 없다고 했다. 오차가 있어도 0.02m로, 약 2cm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초 기본설계에서 어느 정도 댐 높이가 정해졌는지, 댐 높이가 낮아졌다면 어느정도 낮아졌는지는 저희도 모른다. 도면 요청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도 “다만 기본설계와 실시설계의 오차는 거의 없는 수준이고, 댐의 높이와 길이, 디자인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에 따라 저수량과 발전량의 변화도 없다고 PNPC를 통해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주장은 김 의원실이 제기한 ‘설계변경’ 의혹과는 정반대다. 앞서 김 의원은 SK건설이 설계변경 권한(V/E)를 확보해 설계를 변경, 추가이익을 확보하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이 주장은 지난 2012년 11월 작성된 일명 ‘SK문건’에서 나온 것이다.

SK문건은 PNPC와 SK건설이 체결한 주요조건 합의서(HOA·Heads of Agreement)를 근거로 댐 설계 변경권을 최대한 활용해 관리비 및 이윤(O&P· Overhead & Profit)을 공사비의 15%인 1억200억 달러까지 더 확보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위)SK문건속 보조댐 (아래)시공완료된 보조댐 기본사양. (자료=김경협 의원실)
(위)SK문건속 보조댐 (아래)시공완료된 보조댐 기본사양. (자료=김경협 의원실)

특히 이 문건에 담긴 프랑스 엔지니어링사의 기본설계에는 보조댐 5개의 높이가 10~25m로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 SK가 김 의원실 측에 밝힌 시공완료된 보조댐 높이는 3.5~18.6m다. 이에 김 의원실은 “보조댐 5개의 높이가 실시설계 또는 시공단계에서 기본설계 때보다 일괄 6.5m 가량 낮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부발전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내용을 살펴봤다. 댐 높이가 기본설계와 달라졌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라는 입장이다.

SK건설 측 입장은 ‘설계변경은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서부발전과 다소 결이 다르다.

SK건설 관계자는 지난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본설계는 사업의 아주 초기단계로, 시공을 위한 초안 같은 것”이라며 “기본설계와 최종 시공을 위한 설계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설계에서 실시설계로 넘어가면서 현지조사가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현지상황에 맞게 설계가 변경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댐 설계변경 관련 의혹은 SK건설의 기본설계도면이 핵심이지만 SK건설 측은 기밀을 이유로 도면공개를 극구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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