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박근혜정부 당시 한국은행이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의 수첩에 적힌 대로 금리를 인하한 정황이 포착됐다.

(사진=박영선 의원실 제공)
(사진=박영선 의원실 제공)

22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4년 7월~2016년 4월 안 전 수석의 수첩을 공개하고 “수첩에 한국은행과 금리 관련 내용 등이 언급된 이후 한국은행이 금리를 인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안 전 수석의 수첩에 금리 관련 내용이 언급된 뒤 수십여일 내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지난 2015년 5월24일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성장률 저하, 재정역할, 금리인하, 한국은행 총재’라고 적혔는데, 약 보름 뒤인 6월11일 한국은행은 0.25% 금리를 인하했다.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에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한국판 양적완화’를 내걸었는데, 안 전 수석은 4월27일 ‘구조조정 원칙과 방향, 양적완화’, 4월29일 ‘한은총재’, 4월30일 ‘한은’이라고 수첩에 적었다. 이후 6월9일 한국은행은 1.50%에서 1.25%로 또 금리를 인하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도 한은이 규제완화로 인위적 부동산 부양을 시도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지난 2014년 7월 10일, 15일에 안 전 수석의 수첩에는 ‘LTV-DTI, 가계부채’가 언급됐고, 한달 후 한은은 LTV는 전 지역에 70% 모든 금융권에 DTI는 모든 금융기관에 수도권 60%까지 풀어줬다.

김영한 전 민정수석 수첩에도 한은의 금리인하 관련 내용이 적혔다. 김 전 수석의 수첩에는 2014년 8월14일 ‘금리인하 0.25% ↓ → 한은은 독립성에만 집착’이라고 적혔다. 박 의원은 이를두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압박성 발언을 한 것을 적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박근혜 정권은 경제성장률을 인위적으로 올리기위해 금리인하를 한국은행에게 끊임없이 압박했고, 한국은행은 이러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금리를 인하해 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 정권 최경환 부총리 당시 인위적인 금리인하로 인해 한국경제는 구조조정도 실기하고 좀비기업을 양산하게 되었으며 이는 정책범죄”라며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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