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수개월간 첨예한 ‘무역전쟁’을 벌인 미중간 화해모드가 조성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개월 만에 전화통화로 대화를 나누면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방금 막 중국 시진핑 주석과 아주 좋은 대화를 길게 나눴다. 우리는 무역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사안을 논의했다”면서 “아르헨티나 G-20 정상회의에서 만남이 예정된 가운데, 해당 논의는 잘 진행되고 있다. 북한 문제를 두고도 좋은 논의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지난 9월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됐을 무렵 발언과 180도 다르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 중간선거에 개입하려 한다면서 “중국은 내가 선거에서 이기는 걸 바라지 않는다. 그들은 미국과 유례없는 무역전쟁을 겪고 있고, 우리가 이기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을 향해서도 “솔직히 시진핑 주석과 우정이 돈독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더 이상 (친구가) 아닐지 모른다”고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미중간 무역전쟁은 지난 7월 미국이 340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 818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하며 시작됐다. 이에 중국은 똑같이 340달러 규모의 미국산 545개 품목에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8월에 미국이 추가로 16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160억달러 미국산 제품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한편 WTO에 미국을 제소했다.

이후 미국은 2천억달러, 한화로 약 224조원에 달하는 중국산 제품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미 상무부가 중국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 반도체와 거래 금지 결정을 내리는 등 무역전쟁이 격화됐다. 중국 역시 600억 달러의 미국 제품에 5~10% 보복관세를 매기고 중 상무부가 미국산 에탄올아민에 반덤핑 판정을 내리는 등 대응했다.

여기에 미국은 12월 초 300조원 규모의 추가 관세와 내년 2월 또다른 300조원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미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중국을 최대로 압박했다. 반면 중국은 그동안 보복 관세 부과로 거의 모든 미국산 수입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추가제재 카드가 바닥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통화는 이러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호혜공영”이라며 “한동안 중미 양측이 경제무역 분야에서 일련의 갈등에 놓였는데 이는 양국 관련 산업과 전 세계 무역에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주며 이는 중국이 원치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미중 무역전쟁에 중국이 한 발 물러난 모양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 오는 5일부터 상하이에서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열린다는 얘기를 하면서 “중국이 수입을 늘리고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적극적인 의미 표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미 양측은 협력으로 경제무역에서 어려운 문제를 성공적으로 해결한 선례가 있다. 양국의 경제팀이 소통을 강화하고 양국의 관심사를 협상해 중미 경제무역 문제에 양측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방안을 실현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무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중국에 대한 수출을 계속 늘리고 싶다며 양국 경제팀의 의견교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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