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경남 거제에서 20대 건장한 남성이 50대 여성을 잔인하게 폭행해 숨지게 한 이른바 '거제 살인사건'이 국민들의 공분을 사면서 흉악범에 대한 신상 공개와 감형 반대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거제 살인사건' 관련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거제 살인사건' 관련 자료 사진. (사진=뉴시스)

지난달 31일 경찰에 따르면 같은 달 4일 이날 새벽 2시 30분께 박모(21)씨는 경남 거제시 고현동 인근 길가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던 50대 여성 A씨를 30분 동안 무차별적으로 폭행해 사망케 했다.

건장한 체격을 지녔다는 박씨는 키 132cm의 왜소한 A씨의 얼굴을 발로 수십차례 가격했고, A씨가 더는 움직이지 않자 하의를 벗긴 후 도로 한가운데에 버리고 달아나려 했다. 하지만 박씨는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박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씨를 폭행치사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박씨를 폭행치사가 아닌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박씨는 평소 '사람이 죽었을 때', '사람 죽었을 때 목' 등의 내용을 인터넷으로 검색했다. 이에 검찰은 박씨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저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현재 사건을 자세히 조사 중이다.

(사진 = 청와대 홈페이지 제공)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제공)

청와대 청원 사흘 만에 22만 돌파

박씨의 범행이 사건 발생 약 한 달 만에 세상에 알려지자 여론은 들끓고 있다. 특히 박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형량을 감형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증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박씨가 경찰 조사에서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을 두고 그가 감형받기 위해 술을 핑계로 거짓 진술을 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박씨의 신상을 공개하고, 그를 감형 없이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원이 지난달 31일에 올라와 3일 만인 2일 오후 1시 45분께 22만 9,955명의 동의를 얻었다.

해당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가해자가 술에 취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감형 없이 제대로 강력하게 처벌해달라"며 "강력범죄자는 모두 신상정보 공개해주고, 이런 끔찍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처벌 수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강력범죄를 저지른 흉악범의 신상을 공개하고, 감형을 금지하라는 여론이 조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온 국민을 공분케 한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 살인사건'과 '강서구 주차장 40대 여성 살인사건' 등 흉악범죄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피의자 김성수의 신상은 공개됐지만, 그의 가족이 우울증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해 논란이 일어난 바 있다. 신상조차 공개되지 않은 강서구 주차장 40대 여성 살인 사건 범인인 전 남편은 평소 자신의 딸들에게 "정신과 치료를 받기 때문에 엄마를 죽여도 (심신미약으로) 6개월만 살고 나오면 된다"라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강서구에서 벌어진 두 차례 끔찍한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경남 거제에서도 반인륜적인 범죄가 일어나 온 국민에 충격을 줬다. 흉악범들이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강력한 처벌을 받지 않으면 범죄자 신상 공개 및 감형 반대 여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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