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안상욱 기자] 유한양행이 폐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과 관련 약 1조40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기술수출 성과를 올렸다고 5일 밝혔다. 주가도 덩달아 웃었다. 유한양행의 주가는 이날 개장 하자마자 5만3,000원(29.78%) 오른 23만1,000원에 거래되며 가격 제한폭까지 치솟아 상한가를 기록했다.

기술수출 성과를 두고 유한양행이 그동안 지속해 온 R&D 투자가 결실을 보았다는 업계의 평가가 이어진다.  유한양행은 이정희 대표가 취임한 2015년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기술 벤처기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실제 유한양행의 R&D 비용은 2015년 715억원에서 2016년 852억원, 2017년 1016억원으로 2년 만에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R&D 비용은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사진=유한양행)
(사진=유한양행)

유한양행은 글로벌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테크와 폐암 치료 신약후보물질 레이저티닙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유한양행은 계약금 5000만 달러(약 550억원)를 지급받고, 개발 및 상업화까지 단계별 마일스톤(기술이전료)으로 최대 12억500만 달러(1조3255억원)를 받는다. 레이저티닙이 상업화에 성공하면 총 12억5500만달러(약 1조3805억원)를 챙기게 된다는 설명이다.

유한양행의 이번 기술 수출은 국내 제약 역사상 최대의 기술 수출이다. 지난 2015년 7월 한미약품이 독일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8500억원(약 7억3000만달러) 규모로 수출을 계약한 기술 ‘올무티니(한국명:올리타)’를 넘어선 규모다.

얀센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레이저티닙에 대한 개발과 제조,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 유한양행은 국내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두 회사는 내년 중 레이저티닙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시작할 방침이다.

레이저티닙은 유한양행과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 젠오스코가 개발 중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후보물질로 기존 치료제의 부작용을 극복한 3세대 약물 후보이다.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T790M 돌연변이)만을 골라 억제한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얀센의 폐암 및 항암제 연구개발 전문성을 고려할 때 얀센은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유한양행은 양사간 협업을 통해 폐암으로부터 고통 받는 환자들의 삶을 개선시키기 위해 치료제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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