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이것은 모두 트럼프의 마법이다. 트럼프는 마법사다. 그는 모든 언론들의 적대 속에서도 이와 같이 거대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진=AP/뉴시스)
(사진=AP/뉴시스)

6일(현지시간) 밤 ‘상원 공화당 승리 하원 민주당 승리’로 마무리된 미 중간선거 결과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상당히 만족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자본주의 코드>의 저자 벤 스타인이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와의 인터뷰를 그대로 인용해 자화자찬했다. 지난 105년동안 현직 대통령 소속 당이 중간선거 상원을 장악한 것은 겨우 5번뿐인데, 이것을 이뤄낸 트럼프는 ‘마법사’라는 내용이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오늘밤 굉장한 성공을 거뒀다. 모두에게 감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응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야당인 민주당에게 하원 다수당을 빼앗겼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이라고 말한 까닭은 무엇일까.

재신임과 견제구 사이

4년마다 치러지는 미국의 중간선거는 미 대통령의 취임 중반에 치러지기 때문에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크다. 때문에 역대 미 중간선거는 ‘여당 패배’의 역사였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열린 2010년 중간선거 때는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이 상원 6석, 하원 63석을 빼앗겨 최악의 패배를 기록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한 뒤 열린 중간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압도적으로 승리를 거두며 12년만에 상·하원 과반수를 확보했다.

때문에 민주당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심판론’을 띄우며 ‘블루 웨이브’(민주당 바람)가 거세게 일 것을 기대했다. 실제로 반(反)트럼프 세력이 많은 미 젊은층을 중심으로 중간선거 사전투표 바람이 불면서 조기 투표율이 지난 2014년 중간선거보다 두 배로 뛰기도 했다. 중간선거 총 투표율 역시 50%에 육박해 1960년대 이후 최고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한 것은 상당한 선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00명 중 35명을 선출하는 이번 상원의원 선거에서는 기존 민주당 소속이 26명(샌더스 포함)이고 공화당 소속이 9명으로 구조적으로 공화당이 유리한 구성이었다.

그런데 투표 결과 공화당은 민주당의 거센 도전을 받은 텍사스, 테네시, 미시시피 등에서 기존 의석을 지켰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이 차지하고 있던 플로리다, 인디애나, 미주리, 노스다코타 등을 뺏어오는 데 성공했다. 이에 공화당은 상원에서 기존 51석에서 더 늘어난 55석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민주당이 ‘블루 웨이브’를 주장하기엔 민망한 수치다.

반면 하원선거는 민주당이 과반을 넘겨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할 것이 확실시됐다. 총 435명의 하원 의석 중 현재까지 당선이 확실시된 민주당 후보는 221석, 공화당은 199석이다. CNN은 민주당이 최대 228석까지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010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239석, 민주당 187석으로 당시 민주당이 ‘참패’했던 것을 고려하면 공화당이 과반수를 차지하지는 못했어도 ‘패배한 선거’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중간선거를 자신에 대한 ‘신임투표’로 규정하고 향후 국정운영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 의회는 이번 중간선거로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다수당을 차지해 ‘분점정부’ 체제를 이루게 됐다. 대선 당선 이후 종횡무진 행보를 이어오던 트럼프 대통령은 입법에서 민주당 ‘브레이크’가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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