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으로 이어지지 않는 인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
고용지표 상 취업자로 집계돼 “임시 고용 지표 개선” 지적도
산은 “정부 계획에 따라 채용”

[뉴스포스트=안신혜 기자] 올해 산업은행의 ‘체험형 인턴’ 채용 인원이 전년 대비 8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은행 내 실제 채용으로 이어질 의무가 없는 단기 임시직이 증가한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따라 정규직과 인턴을 채용하는 것이라지만, 단기 일자리 수만 늘린다는 지적에서는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다.

 

1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공시된 산업은행의 청년인턴 채용 현황에 따르면 산업은행에서 채용하는 체험형인턴은 올 3분기 169명으로, 지난해 채용된 150명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산업은행이 체험형인턴으로 채용한 인원은 2013년 148명, 2014년 159명, 2015년 164명, 2016년 150명, 2017년 150명이다. 2015년에는 164명까지 늘었다. 인턴채용 증가세는 계속돼 올해 3분기까지의 인원만으로도 2013년 대비 14.2% 증가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오는 15일까지 100명 내외로 모집하고 있는 3차 체험형인턴을 포함하면, 올해 산업은행이 채용하는 체험형인턴은 269명 정도가 된다. 지난해 채용한 인원의 80% 가량이 더 늘어나는 것이다.

공시 자료에 따르면 산업은행 인턴제도에는 채용형인턴과 체험형인턴이 있으며, 산업은행은 체험형인턴을 채용하고 있다.

체험형인턴은 정규 채용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인턴제도로, 계약기간이 정해져 있는 임시직이다. 현재 모집 중인 산업은행 3차 청년인턴 모집요강에 따르면 3차 체험형인턴에 합격 시 올 12월 28일부터 내년 4월 12일까지 근무하도록 돼 있다. 채용형인턴은 채용절차의 일환으로 실행되는 인턴제로, 산업은행에서는 채용하고 있지 않다. 

체험형인턴이 늘어난 반면 산업은행의 정규직 신규채용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정규직 총 신규채용 인원은 2013년 414명, 2014명 85명, 2015년 143명에서 2016년은 60명, 2017년 70명으로 줄어들었다.

인턴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 22일 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은 기획재정부가 산업은행과 예금보험공사, 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이 연말 300여 명을 채용할 단기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는데, 금융공공기관은 요청에 맞춰 채용을 진행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은행 역시 정부 기조에 따라 올해 마지막으로 3차 체험형인턴을 채용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체험형인턴의 증가로 단기 임시직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산업은행 마음대로 채용을 진행할 수 없다. 인턴과 신규채용 등은 모두 정부 기조에 따른 것”이라며 “산업은행과 마찬가지로, 기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들은 기재부에서 결정한 인원에 맞춰 채용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